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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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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796.<사랑 아니면 두려움/분도>
103.후회와 감사
멀리 동해 바다가 언덕들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강릉 무슨 호텔. 버클리 대학 교수이자 시인으로 세간에 알려진 유민 박사가 귀국하여 이른바 '사인회'라는 걸 한다. 유리창 너머로 그에게 묻는다. "부인은 잘 계시는지?" 버클리에서 만났던 여리고 헬쑥한 모습의 그녀가 생각난다.
유 시인이 울먹울먹 한다. "그동안 심해져서 두 번 다녀왔는데 아무래도 다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녀가 두 번 다녀왔다는 곳은 정신병원이다. 이 말을 곁에 있던 여자들이 함께 듣는다.
꿈인데도 후회스럽다. 그런 답이 나올 줄 알았으면 유리창 너머로 물어서 그가 큰 소리로 말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유민은 어느새 몸을 감추었고 그를 따로 만나 손이라도 잡아 줘야겠다고 호텔 아래위층을 오르내리지만 보이지 않는다.
얼핏, 둘째가 떠 준 모자를 쓰고 커피숍에 앉아 있는 관옥이 보인다. '흠, 제가 저를 훔쳐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지 생각하며 그를 창 너머로 바라보는데 후배 목사 송 아무가 다른 친 구들과 나란히 그에게 가서, "선생님, 절 받으시겠습니까?" 하고 묻는다. "아니, 받지 않겠네."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말투가 단호하지만 무슨 감정이 섞인 건 아니다.
꿈에서 깨어나는데 어제 산책길에 ㅁ메모해 둔 문장이 생각난다. -한평생 살면서 스승은 여러 분 모셨지만 제자는 한 명도 두지 않았다. 한두 차례 그럴번 했으나 큰스승께서 유혹에 넘어 가는 것을 막아 주셨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영락없이 추잡해졌을 것이다. 오직 감사!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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