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북극곰 날씨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10 추천 수 0 2022.03.11 21:55:54
.........

Cap 2022-03-11 21-53-03-889.jpg

[시골편지] 북극곰 날씨

 

곰이 물고기를 덥석 물듯 바닷가에 회 먹으러 갔어. 발길이 이어져 벗이 목회하는 순천 연향동의 한 교회도 방문. 최근 조각가 최병수 선생이 기후위기 속에서 아기곰을 데리고 유랑하는 북극곰 작품을 교회당 한쪽에 설치했다. 중매를 섰던 사람으로 그도 구경차. 엄마곰 아기곰, 곰이 두 마리, 곰곰이. 뉴스에 바짝 마른 체중으로 간신히 걷고 있는 북극곰이 나올 때마다 가슴 한쪽이 찌릇해져. 우리 ‘곰곰이’ 생각해보자. 기후 위기 앞에서 기도하고 작은 실천으로 회심하는 동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

요샌 북극곰이 살기 좋은, 북극곰 날씨. 난롯가에 불을 지피고 앉아 앤 색스턴(Anne Sexton)의 시집을 읽는 중. “네가 답이다.” 시인은 둘러앉은 식탁에서 소리친다. 마치 ‘신의 권능을 행사하듯’ 네가 답이다~ 가슴을 통째 울리는 소리. 상처 입은 여성은 계속 아프다는데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 세상에서, 앤의 시를 읽는 것으로 아픈 마음들을 잇고 뜨개질한다.

음악 방송을 하는 아나운서 친구가 있는데, 북유럽의 음악을 가끔 틀고선 소개해줘 고맙다고 서신을 보내온다. 오로라가 환한 밤중에 들으면 제맛일 노래 하날 꼼지락거리고 있는데 보내줘야겠다.

자장가 같은 노래를 반복해 듣다 의자에 기대 잠들었는데, 눈벌판을 한없이 걷는 꿈을 꾸다가 깼어. 난로에 나무가 다 타고 없어 순간 추웠던 모양. 장작개비를 두어 개 더 집어넣었더니 타닥타닥 잉걸이 살아 올라온다.

한 스승에게 당돌하고 해맑은 제자가 질문. “하늘의 별은 몇 개나 되는 겁니까?” “네가 또 황당한 소릴 하는구나. 먼 곳의 일보다는 가까운 곳에 관심을 가져라.” “그러면 스승님. 스승님의 눈썹의 개수는 몇 개나 되는 겁니까?” “내가 너 때문에 제 명엔 못 살겠다. 쩝쩝.”

멀고 가까운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지. 북극곰도 걱정하고 내 눈앞의 일도 챙기면서 살아야지. 어디 나다니지 못하게 맵찬 눈이 내리면 북극곰처럼 웅크리고서 자장가를 부른다. 자장가로 내가 나를 잠재우는 밤엔 엄마곰 아기곰이 꿈속에 찾아온다.

임의진 목사·시인

2022.01.2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777 이현주 유다의 마지막(마27:3-10) 이현주 2022-03-16 5
12776 이현주 안디옥에서 설교하는 바울(행13:13-41) 이현주 2023-07-20 5
12775 이현주 안디옥에서 쫓겨나는 두 사도(행13:42-52) 이현주 2023-07-20 5
12774 이현주 안디옥으로 내려간 바울 (행18:18-23) 이현주 2023-08-03 5
12773 이현주 공회 앞에서 연설하는 바울(행22:30) 이현주 2023-08-29 5
12772 이현주 총독에게 호송되는 바울(행23:23-35) 이현주 2023-08-29 5
12771 이현주 총독에게 고발당하는 바울(행24:1-9) 이현주 2023-08-29 5
12770 이현주 총독 관저 감옥에서 2년을 보낸 바울(행24:24-27) 이현주 2023-08-29 5
12769 이현주 멜리데섬에 상육한 바울 (행28:1-10) 이현주 2023-09-12 5
12768 이현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초 위에 세워지는 건물들(고전3:10-17) 이현주 2023-11-14 5
12767 이현주 본인의 사도직을 비방하는 자들에게 하는 말(고전9:1-27) 이현주 2023-11-26 5
12766 이현주 조상들의 경험을 거울로 삼아(고전10:1-22) 이현주 2023-11-26 5
12765 이현주 고린도로 갈 계획에 대하여(고전16:5-14) 이현주 2023-12-08 5
12764 이현주 마지막 인사와 축원(엡6:21-24) 이현주 2024-02-26 5
12763 이현주 빌립보서 첫인사(빌1:1-2) 이현주 2024-02-26 5
12762 이현주 빌립보에 사는 형제들에 대한 고마움(빌1:3-11) 이현주 2024-02-26 5
12761 이현주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보내면서(빌2:19-30) 이현주 2024-02-26 5
12760 이현주 골로새 교회와의 고마운 인연(골1:3-8) 이현주 2024-03-08 5
12759 이현주 초등학문을 졸업한 사람답게 처신할 것(골2:20-23) 이현주 2024-03-19 5
12758 이현주 두기고와 오네시모를 보내며(골4:7-9) 이현주 2024-03-19 5
12757 이현주 마지막 인사(골4:10-18) 이현주 2024-03-19 5
12756 이현주 데살로니가 첫인사 (살전1:1-1) 이현주 2024-03-19 5
12755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에 대한 감사의 말(살전1:2-10) 이현주 2024-03-19 5
12754 이현주 동족의 박해를 받는 교회(살전2:13-16) 이현주 2024-04-02 5
12753 이현주 사도들의 영광이며 자랑인 교회 (살전2:17-20) 이현주 2024-04-02 5
12752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를 위한 기도(살전3:11-14) 이현주 2024-04-02 5
12751 이현주 할례를 주장하는 유대인 개종자들(딛1:10-16) 이현주 2024-06-03 5
12750 이현주 천사들보다 우월하신 하나님의 아들(히1:1-14) 이현주 2024-06-17 5
12749 이현주 약속 위에 맺어진 더 좋은 새 계약(히8:1-13) 이현주 2024-06-27 5
12748 이현주 단 한번 당신을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히9:23-28) 이현주 2024-06-27 5
12747 이현주 첫인사(약1:1-1) 이현주 2024-07-11 5
12746 이현주 사업하다 말고 사라져가는 부자들(약1:9-11) 이현주 2024-07-11 5
12745 이현주 형제들을 헐뜯지 말 것(약4:11-12) 이현주 2024-07-23 5
12744 이현주 장로들과 젊은이들에게 주는 권면(벧전5:1-11) 이현주 2024-08-19 5
12743 이현주 끝인사와 축원(벧전5:12-14) 이현주 2024-08-19 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