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목화송이 솜눈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14 추천 수 0 2022.03.15 22:25:54
.........

Cap 2022-03-15 22-23-18-829.jpg

[시골편지] 목화송이 솜눈

 

신학교에서 흑인 해방신학자 제임스 콘의 책을 처음 접하곤 가슴이 쿵쾅 뛰었던 기억. 불교에도 구원이 있다 설파한 변선환 학장과 함께 거리로 내쫓긴 김준우 샘. 오래전 먼 걸음 하여 아우를 찾아오신 날. 밤새껏 시와 노래를 나누던 날을 잊지 못한다. 그때는 탐진강 줄기에 살았는데 시방은 영산강 줄기에 누옥을 틀었다. 어느메 강가에 누가 사나 생각하면 물냄새마저 그립게 느껴져. 작년에 콘 선생의 자서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을 ‘성님’이 차린 출판사에서 펴냈는데, 내용엔 흑인음악 이야기가 쏠쏠해. 뒷골목에서 총에 맞거나 뒷골목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둘 중 하나라는 흑인들의 역사. 이뿐만인가. 한국인 박씨가 미국에 가서 백인 교통순경에 걸렸는데 이름이 뭐냐고 묻길래 크게 대답했대. 근데 다짜고짜 내리라더니 총을 겨누더래. 이름이 글쎄 ‘박규’였다나. 미국에선 우리 아시아인도 인종으로, 생김새로 차별받고 설움을 당하곤 해왔지.

마이클 잭슨은 ‘잭슨 파이브’ 시절부터 좋아했었다. 절창 ‘벤(Ben)’을 부르던 소년의 인생을 따라 우리도 한뼘 두뼘 성장해갔지. “벤. 모두가 등을 돌려도 나는 남들이 하는 말을 믿지 않을 거야. 나만큼 너를 알까.” 어린 잭슨은 성가대에서 미시시피강 주변에 살던 흑인들의 영가 ‘깊은 강(Deep River)’을 배워 불렀어. “깊은 강 내 고향은 요르단강 저편. 강을 건너 축제의 마당에 가고 싶소. 만물이 평화로운 그 약속의 땅에 말이오.” 흑인 노예들은 거창한 궁궐의 향연은 본 적이 없고 추수감사 축제를 천국의 잔치로 믿었다. 강제노동을 쉬는 그 며칠.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란 말이 있지. 그리고 깊은 강은 고요하나 의지가 분명해. 굽이쳐 돌아도 고여 썩지만 않으면 바다에 결국 이르리라. 사람을 대할 때 깊은 강을 마주하듯, 깊은 강을 만나듯 그랬으면 싶어. 채신머리없이 돌 던지는 일에나 재미를 붙이지 말고, 강물처럼 유장하게 흘러가는 일에 집중할 일이다. 콘 선생 덕분에, 흑인영가를 꺼내 듣는데 눈이 내리고 있다. 목화송이 같은 솜눈이다.

임의진 목사·시인

2022.02.1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745 이현주 빈 무덤(마28:1-10) 이현주 2022-03-28 12
11744 이현주 경비병들(마27:62-66) 이현주 2022-03-28 6
11743 이현주 묻히신 예수(마27:57-61) 이현주 2022-03-28 8
11742 이현주 151.숨을 거두신 예수(마27:45-56) 이현주 2022-03-28 7
11741 이현주 모욕당하심(마27:38-4) 이현주 2022-03-16 8
11740 이현주 십자가에 달린 예수(마27:32-37) 이현주 2022-03-16 11
11739 이현주 빌라도가 예수를 내어줌(마27:11-31) 이현주 2022-03-16 9
11738 이현주 유다의 마지막(마27:3-10) 이현주 2022-03-16 5
11737 이현주 빌라도와 예수(마27:1-2) 이현주 2022-03-16 7
11736 이현주 베드로의 부인(마26:69-75) 이현주 2022-03-16 15
11735 이현주 대제사장과 예수(마26:57-68) 이현주 2022-03-16 8
11734 이현주 붙잡히신 예수(마26:47-56) 이현주 2022-03-16 7
11733 이현주 게세마네 기도(마26:36-46) 이현주 2022-03-16 7
11732 이현주 141.베드로의 부인 예고(마26:31-35) 이현주 2022-03-16 7
» 임의진 [시골편지] 목화송이 솜눈 file 임의진 2022-03-15 14
11730 임의진 [시골편지] 산장의 여인 file 임의진 2022-03-14 18
11729 임의진 [시골편지] 우기 워드간 file 임의진 2022-03-13 8
11728 임의진 [시골편지] 흰 가래떡 file 임의진 2022-03-12 15
11727 임의진 [시골편지] 북극곰 날씨 file 임의진 2022-03-11 8
11726 임의진 [시골편지] 간지럼 file 임의진 2022-03-09 13
11725 임의진 [시골편지] 분소의 file 임의진 2022-03-08 8
11724 임의진 [시골편지] ‘인생학교’ 학생들 file 임의진 2022-03-07 13
11723 임의진 [시골편지] 뜨신 물 file 임의진 2022-03-06 13
11722 이현주 마지막 만찬(마26:17-30) 이현주 2022-03-02 18
11721 이현주 유다 (마26:14-16 이현주 2022-03-02 10
11720 이현주 향유를 부은 여인(마26:6-13) 이현주 2022-03-02 17
11719 이현주 예수를 죽이려는 원로들 (마26:1-5) 이현주 2022-03-02 11
11718 이현주 양과 염소 비유(마25:31-46) 이현주 2022-03-02 18
11717 이현주 달란트 비유(마25:14-30) 이현주 2022-03-02 16
11716 이현주 열 처녀 비유(마25:1-13) 이현주 2022-03-02 14
11715 이현주 홍수와 세상 마지막 날(마24:32-51) 이현주 2022-03-02 10
11714 이현주 하늘에서 내려오는 인자(마24:29-31) 이현주 2022-03-02 9
11713 이현주 131.가짜 그리스도의 출현(마24:15-28) 이현주 2022-03-02 8
11712 이현주 징조(마24:3-14) 이현주 2022-03-01 5
11711 이현주 무너짐(마24:1-2) 이현주 2022-03-01 8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