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두 팔을 벌려 서로를 끌어안을 일이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2 추천 수 0 2022.04.29 16:49:31
.........
  • 두 팔을 벌려 서로를 끌어안을 일이다
  • ‘환대’라는 말은 자주 쓰는 말이 아니지만, 그럴수록 그 의미는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환대’(歡待)는 ‘기쁠 환’에 ‘기다릴 대’가 합해진 말로, 사전에서는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함’이라고 설명을 합니다. 억지로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 누군가를 맞이하여 정성으로 대접하는 것이니, 환대는 받는 이나 베푸는 이 모두에게 큰 기쁨이 되는 일이지요.

    오래전 ‘환대’의 의미를 생각하며 쓴 짤막한 글이 있습니다. “누군가 상처 입은 모습으로 돌아왔다면 가슴을 열고 따뜻하게 맞으시라. 다친 날갯죽지로 둥지에 돌아온 것은 그의 최선이었을 터이니.” 상처 입은 모습으로, 초라하고 지친 모습으로 돌아오면 무시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하고도 둥지를 찾은 것은 그의 최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친 날갯죽지를 한 채 둥지로 돌아온 이들 중에는 하루의 노동을 술로 달랜 아버지가 있을 수도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도 취직을 하지 못해 마음이 무거운 자식도 있을 수 있는 일, 둥지로 돌아오는 걸음이 무거울수록 누군가 그를 따뜻하게 맞는 것은 그만큼 따뜻한 위로와 사랑이 되겠지요. 상처를 입어 몸과 마음이 지쳤다 해도 돌아갈 둥지가 있다는 것은 여간 큰 고마움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는 손으로 편지를 쓰는 일이 매우 드문 일이 되었습니다만, 편지를 쓸 때 로마 사람들이 즐겨 사용한 인사말이 있다고 합니다. ‘시 발레스 베네, 발레오!’라는 말인데, ‘당신이 평안하면, 나도 평안합니다!’ 하는 뜻입니다. 당신이 평안해야 내가 평안할 수 있다는, 당신이 평안하지 못하면 나도 평안할 수가 없다는, 당신과 나는 남이 아니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끈으로 묶여 있다는 그윽한 의미가 느껴집니다. 누군가 나에게 손으로 편지를 쓰면서 ‘당신이 평안해야 나도 평안합니다’라고 인사를 한다면, 그 마음이 더없는 따뜻함으로 전해질 것 같습니다.

    남미 사람들은 누군가 내 집을 찾아오면 손님을 맞으며 이렇게 인사를 한다고 합니다. “미 까사 에스 뚜 까사.”(mi casa es tu casa) “내 집이 곧 당신의 집입니다.”라는 뜻인데, 발음 자체가 정겹게 여겨집니다. 조심스러운 마음이나 미안한 마음일랑 조금도 갖지 말고, 내 집처럼 편안하게 여기라는 세심한 마음이 물씬 전해집니다.

    어쩌면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정말로 소중한 가치 중의 하나는 ‘환대’일지도 모릅니다. 어느새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말은 외로움, 소원함, 소외, 사나움, 분노, 불신 등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시대의 특징을 ‘외로움’이라고 본 헨리 나우웬은 외로움의 뿌리는 아무런 조건 없이 보살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그리고 우리가 이용되지 않고 연약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곳이 아무 데도 없다는 막연한 생각 속에서 자란다고 했습니다. ‘잔인함의 반대는 그저 잔인한 관계에서 자유 하는 것이 아니라, 손대접이다.’라는 필립 할리의 말속에도, 우리 시대의 문제와 그 처방이 어디에 있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 사이가 거칠고 사나울수록 주먹을 쥐고 서로를 밀칠 것이 아니라, 두 팔을 벌려 서로를 끌어안을 일입니다.
  • 교차로 <아름다운 사회> 2022.4.2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777 이현주 유다의 마지막(마27:3-10) 이현주 2022-03-16 5
12776 이현주 안디옥에서 설교하는 바울(행13:13-41) 이현주 2023-07-20 5
12775 이현주 안디옥에서 쫓겨나는 두 사도(행13:42-52) 이현주 2023-07-20 5
12774 이현주 안디옥으로 내려간 바울 (행18:18-23) 이현주 2023-08-03 5
12773 이현주 공회 앞에서 연설하는 바울(행22:30) 이현주 2023-08-29 5
12772 이현주 총독에게 호송되는 바울(행23:23-35) 이현주 2023-08-29 5
12771 이현주 총독에게 고발당하는 바울(행24:1-9) 이현주 2023-08-29 5
12770 이현주 총독 관저 감옥에서 2년을 보낸 바울(행24:24-27) 이현주 2023-08-29 5
12769 이현주 멜리데섬에 상육한 바울 (행28:1-10) 이현주 2023-09-12 5
12768 이현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초 위에 세워지는 건물들(고전3:10-17) 이현주 2023-11-14 5
12767 이현주 본인의 사도직을 비방하는 자들에게 하는 말(고전9:1-27) 이현주 2023-11-26 5
12766 이현주 조상들의 경험을 거울로 삼아(고전10:1-22) 이현주 2023-11-26 5
12765 이현주 고린도로 갈 계획에 대하여(고전16:5-14) 이현주 2023-12-08 5
12764 이현주 마지막 인사와 축원(엡6:21-24) 이현주 2024-02-26 5
12763 이현주 빌립보서 첫인사(빌1:1-2) 이현주 2024-02-26 5
12762 이현주 빌립보에 사는 형제들에 대한 고마움(빌1:3-11) 이현주 2024-02-26 5
12761 이현주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보내면서(빌2:19-30) 이현주 2024-02-26 5
12760 이현주 골로새 교회와의 고마운 인연(골1:3-8) 이현주 2024-03-08 5
12759 이현주 초등학문을 졸업한 사람답게 처신할 것(골2:20-23) 이현주 2024-03-19 5
12758 이현주 두기고와 오네시모를 보내며(골4:7-9) 이현주 2024-03-19 5
12757 이현주 마지막 인사(골4:10-18) 이현주 2024-03-19 5
12756 이현주 데살로니가 첫인사 (살전1:1-1) 이현주 2024-03-19 5
12755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에 대한 감사의 말(살전1:2-10) 이현주 2024-03-19 5
12754 이현주 동족의 박해를 받는 교회(살전2:13-16) 이현주 2024-04-02 5
12753 이현주 사도들의 영광이며 자랑인 교회 (살전2:17-20) 이현주 2024-04-02 5
12752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를 위한 기도(살전3:11-14) 이현주 2024-04-02 5
12751 이현주 할례를 주장하는 유대인 개종자들(딛1:10-16) 이현주 2024-06-03 5
12750 이현주 천사들보다 우월하신 하나님의 아들(히1:1-14) 이현주 2024-06-17 5
12749 이현주 약속 위에 맺어진 더 좋은 새 계약(히8:1-13) 이현주 2024-06-27 5
12748 이현주 단 한번 당신을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히9:23-28) 이현주 2024-06-27 5
12747 이현주 첫인사(약1:1-1) 이현주 2024-07-11 5
12746 이현주 사업하다 말고 사라져가는 부자들(약1:9-11) 이현주 2024-07-11 5
12745 이현주 형제들을 헐뜯지 말 것(약4:11-12) 이현주 2024-07-23 5
12744 이현주 장로들과 젊은이들에게 주는 권면(벧전5:1-11) 이현주 2024-08-19 5
12743 이현주 끝인사와 축원(벧전5:12-14) 이현주 2024-08-19 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