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돈타령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4 추천 수 0 2022.07.02 22:30:18
.........

Cap 2022-07-02 22-28-41-291.jpg

[시골편지] 돈타령

 

1930년대 가수 남일연이 감칠나게 부른 노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거리에 핀 꽃이라 푸대접 마오. 마음은 푸른 하늘 흰구름 같소. 짓궂은 비바람에 고달파 운다. 사랑에 속았다오~ 돈에 울었소~” 장대비처럼 처절하게 불러 재낀다. 그러다가 팔십년대 지하 서클에서 불린 ‘돈타령’이 또 대를 이었지. “돈돈돈 돈에 돈돈 악마의 금전. 갑돌이하고 갑순이하고 서로 만나서 둘이둘이 사랑하다 못살겠거든 맑고 푸른 한강수에 풍덩 빠져서 나는 죽어 화초가 되고 너는 죽어 훨훨 날으는 벌나비 되어 내년 삼월 춘삼월에 꽃피고 새가 울 때 당신 품에 안기거든 난 줄 아시오.” 이런 노래를 배우던 지하조직이 간혹 있었다. 안기부와 공안 검찰이 만든 지하조직이나 서울지하철공사 같은 엄청난 규모의 지하조직은 관두고 냅두고 고작 노래를 부르는 청년들을 붙잡아설랑 물을 먹이고 전기도 먹이고 그랬다지. 아마 노래를 잘 부르도록 돌팔이 의사 요원의 특별한 처방이 아니었을까 의심.

옛날깐날 돈과 담을 쌓고 산 료칸 스님은 구가미산 기슭에 움막을 짓고 살았다. 하루는 시상이 떠올라 붓을 들었지. “내 산막은 캄캄한 숲속 가장자리. 초록 담쟁이넝쿨이 해마다 죽죽 길어지네. 인기척이라고는 고작 나무꾼이 부르는 노래뿐. 해가 떠서 빛을 밝히면 나는 해진 옷을 바느질한다오. 그리고 달밤이면 선시를 읽지. 나는 깨달아 전해줄 뭣도 말주변도 없소. 다만 그대들이 조른다면 한마디야 해줄 수 있소. 부디 지나친 욕심을 부리며 살지 말라고….”

도덕경에도 이르길 ‘만족한 자가 곧 부자다’라고 했다. 만족이 없는 사람들의 ‘말달리자! 열풍’이 분란을 자꾸 일으킨다. 살을 빼겠다고 승마 클럽에 들어갔는데, 죄 없는 말만 살이 쑥 빠지는 현상.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콧구멍에 고춧가루 붓고, 물과 전기 고문의 시대가 반복될까. 법조인들이 검은돈을 만지면서 가난한 사람들에겐 죄인 표딱지를 붙이고 있다. 돈돈 악마의 금전에 영혼을 내다 판 이들의 욕심이란 정말 끝이 없구나.

임의진 목사·시인 경향신문 2022.04.2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902 이현주 물위를 걸으신 예수(마14:22-33) 이현주 2021-12-29 24
11901 이현주 아이를 고쳐주심(마17:14-21) 이현주 2022-01-12 24
11900 이현주 큰 사람 (마18:1-5) 이현주 2022-01-24 24
11899 이현주 겨자씨 비유 (막4:30-32) 이현주 2022-04-19 24
11898 한희철 동네 한 바퀴를 돌다보면 한희철 2022-06-01 24
» 임의진 [시골편지] 돈타령 file 임의진 2022-07-02 24
11896 임의진 [시골편지] 또옵써 file 임의진 2022-07-24 24
11895 이현주 251.열한제자에게 나타나심(막16:14-18) 이현주 2022-07-29 24
11894 이현주 시몬의 집에서 (눅7:36-50) 이현주 2022-09-22 24
11893 임의진 [시골편지] 아기타스 file 임의진 2023-01-24 24
11892 이현주 성전에서 에수를 돌로 치려고 한 유대인들 (요8:48-59) 이현주 2023-03-28 24
11891 이현주 스승을 거듭 부인하는 베드로 (요18:25-27) 이현주 2023-05-04 24
11890 이현주 도마 (요20:24-29) 이현주 2023-05-16 24
11889 이현주 이 책을 기록한 목적 (요20:30-31) 이현주 2023-05-16 24
11888 이현주 옮겨다니는 사도들(행20:1-6) 이현주 2023-08-16 24
11887 임의진 [시골편지] 장발족 file 임의진 2023-12-22 24
11886 이현주 돌아온 디도를 통해서 받은 위로와 격려(고후7:2-26) 이현주 2024-01-04 24
11885 임의진 [시골편지] 물소유와 돌킹이 file 임의진 2024-01-27 24
11884 이현주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갈5:1-15) 이현주 2024-01-29 24
11883 이현주 마지막 권면과 끝인사(갈6:11-18) 이현주 2024-01-29 24
11882 이현주 에베소 첫인사(엡1:1-2) 이현주 2024-01-29 24
11881 이현주 진화면서 도약 이현주 2016-07-17 25
11880 이현주 눈 그치고 이현주 2017-04-03 25
11879 이현주 장군 같구나 file 이현주 2017-04-15 25
11878 이현주 바위로 앉아 이현주 2017-05-14 25
11877 이현주 이현주 2017-06-13 25
11876 이현주 이현주 2017-06-20 25
11875 김남준 그리스도의 몸을 위한 고난 김남준 2017-09-18 25
11874 임의진 [시골편지] 시대적응 불량자 file 임의진 2017-12-16 25
11873 김남준 역사적 배경 김남준 2018-08-06 25
11872 임의진 [시골편지] 우주의 기운 file 임의진 2018-11-29 25
11871 임의진 [시골편지] 이야기, 춤, 명상 file 임의진 2020-04-10 25
11870 임의진 [시골편지] 열기구를 타라 file 임의진 2020-04-20 25
11869 이현주 오늘 이현주 2020-06-30 25
11868 이현주 원주민 이현주 2020-07-27 2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