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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550. 도둑
아랫말에 도둑이 들었다. 이창득씨네와 양창운 전 조합장님네 집에 도둑이 들어 창득씨네는 금붙이등 패물을 다 가져갔고 양 조합장님넨 방안 가득 옷가지들만 늘어놓고 갔다. 모두 모여 담배 조리를 하던 한낮. 벌건 대낮에 도둑을 맞은 것이다.
건장한 청년 셋이 밤을 주으며 이집 저집을 기웃대는 걸 봤다는 마을 분들이 몇 명 있는걸 보면 아마 그들의 소행이지 싶기도 하다.
나중에 찾아 다행이긴 했지만 얼마 전 이웃 단강2리에서도 소를 열일곱마리 몽땅 잃어버린 일도 있었다. 도대체 훔칠게 없어 이 시골까지 들어와 시골 살림을 털어가는 심보는 도대체 무엇일까. 가만둬도 모두가 힘겨운 삶인데 그 없는 시골 살림에 손을 대다니 기가 막힌다.
얘길 들은 마을 사람들마다 한탄을 한다. 아랫말 한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내 이 동네 80평생 살았어두 누가 도둑맞았다 소릴 듣긴 츰이네요. 이적지 병아리 새끼 한 마리 잃어버리는 일 읍었어유.” (얘기마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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