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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4. 엄마의 사랑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3286 추천 수 0 2002.01.05 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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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54. 엄마의 사랑

 

어린이선교신학교에서 강의를 마치고 들어오는 길이었다. 해가 짧아져 요즘은 여섯시만 되어도 캄캄하니 아홉시면 한밤중이다. 마지막 가을 걷이로 분주하고 피곤한 농촌에서는 대개 일찍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원주서 귀래까지도 그러하려니와 귀래에서 단강까지는 그야말로 시골길이라 사방이 어둠뿐이다. 다니는 차도 거의 없어 어둠의 바다속을 헤치고 오는 것 같다. 

때로는 음악을 들으며, 때로는 이 생각 저 생각 하며 의외의 조용함을 즐기며 오다 보면 어느새 강이 나타나고 곧이어 단강초등학교, 그리곤 동네가 나타난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늘 그랬던 대로 목요일 밤 그시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신작로에서 교회로 들어오는 걸로 접어들 때, 얼핏 보니 버스정류장에 누가 있었다. 

은옥이 엄마였다. 그믐이었는지 사방 캄캄한 어둠 속 인데 은옥이 엄마는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어둠 속의 정류장에 혼자 앉아 있었다. 

아마도 아홉시 막차로 돌아오는 은옥이를 기다리는 중이리라. 그게 사랑이리라. 은옥이 엄마가 은옥이에게 주는, 줄 수 있는 사랑이리라. (얘기마을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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