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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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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10. 햇살놀이방
“이것 좀 복사해 주세요.” 일주일에 한 번. 햇살놀이방 김경임 선생은 복사를 부탁한다. 언젠가 이웃 부론교회 이 종서 목사님이 전해준 소형복사기가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순간이다.
햇살놀이방의 ‘주간교육 계획안’과 부모님들께 알리는 소식이 담기는 알림장이다. 복사를 마치고 적힌 내용을 읽다 보니 내용이 재미있다.
금주의 목표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도와준다>이다. 주간목표에 맞게 ‘이야기 나누기 시간’이 월 -주말 경험 나누기, 화 -쓰레기가 너무 많아요. 수 -‘일회용품 사용하지 말아요’, 목 -다시 쓸 수 있는 것이 있어요. 등으로 짜여 있다.
좋이 컵으로 문어를 만드는 시간도 있고, 신문지로 꾸미기를 하는 시간도 있고, 푸른 산을 그리는 시간도 있다.
‘아휴, 숨막혀’ 라는 노래와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이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놀이방 주위에 쓰레기를 줍는 시간도 있다.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는 금요일은 현장학습을 하고, 오전 시간만 모이는 토요일은 비디오 시청과 자유놀이를 한다.
정성된 글씨로 적은 주간교육 계획안. 정성으로 준비하는 시간 시간들이 소중 하다. ‘주간교육 계획안’ 옆면엔 ‘학부모님께’ 라는 소식란이 있다. 소식들이 정겹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더워 아이들이 활동 중 땀을 많이 흘립니다. 놀이 후 깨끗이 씻을 수 있도록 지도부탁 드려요.
*5월 26일에는 만 3세 이상 아이들이 ‘장티푸스’ 주사를 맞습니다. 아이들이 깨끗이 씻고 오도록 해 주세요.
*매주 수요일은 저금하는 날입니다.
*금요일은 도시락을 꼭 싸서 보내주세요.
*지난주 놀이방 화장지를 진주현 어린이가 가져오는 것인데 아직 보내주시지 않았네요. 보내주시면 놀이방에서 잘 사용하겠습니다.
*금주 놀이방 김치는 변효준 어머니께서 보내주실 차례입니다. 어머니의 맛있는 김치, 늘 감사합니다.
*혹 가정에 재미난 비디오나 교육 비디오가 있으면 보내주세요. 아이들이 함께 봄으로 교육 효율이 높아집니다. 다 본 후 가정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화장지 한 롤을 일주일에 한 명씩 돌아가며 가져오는 것도 재미있고 김치를 돌아가며 준비하는 것도 재미있다. 그만큼 소중하기도 하다.
각자 각자로는 쉬 꺼져버리기 쉬운 불씨들이 서로 모여 아무리 어려워도 희망의 불씨 꺼뜨리지 말자, 가녀린 손으로 불씨를 지켜가는 햇살놀이방.
(얘기마을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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