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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46. 고구마 이삭줍기
여주로 고구마 이삭을 주으러 갔더니 거, 재미있대요. 강가 너른 밭이 죄 고구마밭인데 다 캐간 밭을 호미와 삽으로 파자 숨어 있던 고구마가 나오는 거있죠.
주인이 캐고 이삭꾼이 수없이 다녀갔다는데도 용케 숨어 있던 고구마들이 그래도 많더라고요.
모래와 자갈이 서걱서걱한 밭에 어찌 고구마는 그리도 샛빨간지 거참 묘하대요. 밤톨만한 것에서부터 주먹만한 것까지, 끝이 조금 상한것들까지 아까운 마음에 죄 주어 가지고 왔답니다.
그날밤 꿈을 꾸었는데요, 후후, 꿈속에서도 고구마 이삭을 주은 거 있죠. 고 빨간 고구마가 밭에 촘촘히 박혀있는데 이삭을 줍다보니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어느샌지 밭 전체가 커다란 고구마로 변하는 거예요. 원 세상에, 밭이 그냥 통째로 하나의 샛빨간 고구마가 되었다니까요.
한번 고구마 밭으로 나가 이삭을 주어 보세요. 당신도 밭 전체가 고구마가 되는 꿈을 같이 꾸게 될지도 모를 테니까요.
(얘기마을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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