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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41.정겨움의 끈
이따금씩 사택 현관 앞에 비닐 봉투들이 놓여있을 때가 있다. 대개는 애호박 (애호박이라는 말의 능청스러움, 어른 호박은 없되 곧바로 늙은 호박이다)이나 꽈리고추 혹은 솎아낸 열무나 밤등 비닐봉지 안에는 고만고만한 물건들이 담겨 있다.
교우들이나 마을 분들이 슬그머니 놓고 간 물건들이다. 굳이 “계세요?” 할 것도 없이 슬그머니 문 앞에 놓고 가는 귀한 정성들.
어쩌면 나를 이 땅에 붙잡아 매는 그중 강한 끈은 저 사소해 보이되 사소하지 않은 저 정겨움의 끈인지도 모른다. (얘기마을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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