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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0. 명옥씨의 생일상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3287 추천 수 0 2002.01.05 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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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70. 며느리의 생일상

 

“목사님. 식사하셨어요?” 규성이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온 것은 저녁을 먹으려고 막 상에 앉을 때였다. 수저를 들려던 참이라 하자 잘 됐다며 어서 자기 집으로 올라오라 한다. 

“왜 그래? 토끼라도 잡았나?” 병철씨의 목소리가 급히 올라가지 않으면 안될 만금 다급하기도 했고 다정다감 하기도 했던지라 다 차려진 저녁상을 두고 일어나야만 했다. 

“산토끼라도 잡았나?” 궁금한 마음에 집을 나서며 아내에게 물었더니 모르겠다고 하며 그렇잖아도 저녁에 젊은 여자들이 규성이네에 모이기로 했다고 하는 게 아닌가. 

규성이네에 도착해 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저녁을 먹고 있었다 상 위엔 이런저런 음식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 보니 떡도 있었다. 

“도대체 오늘이 무슨 날이야. 병철씨?” 궁금한 마음에 다시 물었다. “아니에요. 날은 무슨날, 그냥 저녁 드시라고요.” 

병철씨가 싱글싱글 웃으며 싱겁게 대답을 한다. 그때 같이 올라와 있던 유보비 집사님이 얘기를 했다. 

“글쎄 오늘이 규성이 엄마 생일인데요. 이필로 권사님이 며느리 생일을 직접 차리신 거래요.” 생일을 맞은 규성 엄마를 위해 시어머니인 이 권사님이 음식을 차리고 동네의 젊은 사람들을 초대한것이었다. 이런 시어머니가 어디 있냐고, 모든 시어머니들이 본받아야 한다. 한마디씩을 하며 정겹게 저녁을 나눴다.

 

식사를 마치고는 부론에서 들어오며 이정범씨 내외가 사온 케익 자르는 시간을 가졌다. 

전기불을 끄고 케익 위에 촛불을 밝혔다. 환하게 빛나는 촛불 “생일 축하합니다” 다 같이 박수를 치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사랑하는 ㅇㅇㅇ”하는 대목에 이르렀을 때 대부분이 “규성이 엄마” 했다. 

노래가 끝났을때 다시 한번 부르자 했고, 이번엔 “사랑하는 명옥씨”로 고쳐 불렀다 아무개 엄마가 아닌 본래의 자신으로, 모든 의무감에서 벗어나 한 자연인으로 생일을 축하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노래가 끝나자 규성이와 아름이가 엄마 양쪽에서 폭죽을 터뜨렸다 오색의 색종이 테이프가 규성이 엄마 머리 위로 곱게 퍼져내렸다. 테이프를 걷어 내는 규성이 엄마의 웃음이 행복했다. 

“다시 전해, 다시 전해” 무슨 얘긴가 했더니 규성이 아버지가 아내의 생일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는데 다름 아니라 꽃을 사 가지고 온 것이었다. 저녁무렵 부리나케 문막으로 나가 꽃을 샀다고 했다. 

“생전 츰으로 꽃을 사봤어요. 쑥스럽드라고요.” 병철씨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나무 등걸처럼 거칠게 갈라진 손으로 아내를 위해 처음으로 산꽃, 꽂에 어울린 장미는 그래서 더욱 아름다웠다. 

늦도록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며느리를 위해 생일상을 차린 시어머니의 드문 정성이 내내 우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얘기마을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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