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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9. 외로움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3288 추천 수 0 2002.01.05 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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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69. 외로움

 

안집사님이 다시 병원에 입원을 했다. 언제부터인가 수없이 반복되고 있는 일이다. 언니와 둘이서 살며 교대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있다. 

한동안은 몸이 가벼워져 주일 예배도 같이 드릴 수 있었는데 몸이 악화 되었다. 

원주의료원, 조금은 허름해 보이는 입원실이었다. 6개의 침대 입원한 환자들은 대개가 노인분들이었다. 집사님은 창가 쪽 침대에서 곤히 잠을 자고 있었다. 보호자도 없이 혼자 곤히 잠을 자는 집사님 모습은 안스러웠다. 하도 곤히 주무셔 기도를 하고 가만 기다리는데 마침 방에 들어온 간호사가 잠을 잔다며 대뜸 집사님을 깨웠다. 

집사님은 깜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잠결이긴 했지만 몸을 일으키는 모습이 집에 있을 때에 비해 한결 가벼워 보였다.

“아니, 목사님 언제 오셨어요?” 집사님은 꼭 두 손을 마주 잡으며 물었다. 

“방금 왔어요. 곤히 주무시던데요.” 침대에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늘 그렇지만 병실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낮고 낮은만큼 가깝다. 

“어때요, 집에 있는 것보다 병원이 더 나아요?” 언니 안경순 할머니가 왔다갔다 하며 간호를 한다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은지라 병원보다는 그래도 집에서 언니와 함께 있는것이 더 낫지 않을까도 싶었다. 

“그래두 병원이 나요. 사람들 구경두 하고, 이야기 하는 거 듣기두 할 수 있으니. 덜 심심해요. 집에 종일 혼자 있으면 너무 너무 외로와.” 

그래도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병원이 집보다 낫다고 했다. 주님이 늘 곁에 계셔 달라고 손을 맞잡고 기도를 드린 뒤 병실문을 나서는데, 막 나서려다 뒤를 돌아섰을 때 집사님은 여전히 가만 손을 흔들고 계셨다. 

창가 침대에서 출입문까지 몇 걸음이 되겠는가만 돌아서는 목사의 등을 향해 집사님은 내내 손을 흔들고 있었던 것이었다.

(얘기마을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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