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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5. 맑아지는 마음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3286 추천 수 0 2002.01.05 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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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65. 맑아지는 마음

 

김열용 할머니와 허순열권사님. 그 외에도 몇 분이 더 있지만 그래도 빠짐없이 새벽예배를 드리는 분은 그 두 분이다. 

김열용 할머니는 교회 나오신지 일년밖에 안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기도로 사신다. 

잠에서 깨는 대로 예배당을 찾아 저 깊은 마음을 눈물로 쏟아내곤 한다. 시골로 내려와 한동안 적응이 어려워 애를 먹던 허 권사님도 이제는 꼬박 꼬박 새벽 제단을 쌓으신다. 드리는 기도가 얼마나 간절한지, 한나의 기도 가 그랬겠지 싶은 마음이 들곤 한다. 

대개 두 분은 나 보다도 휠씬 일찍 예배당을 찾는데 아무리 추운날 이라도 난로를 켜는 일이 없었다. 스위치만 누르면 바로 불이 켜지게 해 놓았고 아무때건 기도하러 예배당에 오는 이들은 난로를 켜고 기도 하시라 알려 드리기도 했지만, 새벽예배에 참석하는 두 분은 난로를 켜지 않았다. 뒤늦게 들어가는 내가 난로를 켜곤 했다. 

하루는 새벽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두 분에게 새벽에 날이 차니 난로를 켜고 기도 하시라 말씀을 드렸다. 

“괜찮아요. 목사님. 옷 두툼하게 입고 오면 하나도 안 추워요.” 하시는 게 아닌가. 따뜻하게 하고 기도하는 것보다도 더 은혜가 된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때론 입김이 허옇게 퍼질 정도로 추운 겨울 새벽. 그래도 두 분은 옷을 두툼하게 입고 와 일부러 난로를 켜지 않고서 기도를 드리는 것이었다. 

가슴이 뭉클했다. 기도면 기도지 그 앞에 무슨 말을 달랴만. 그래도 굳이 편하고 따뜻한 기도를 마다하고 추위 속에 드리는 기도를 택한 두 분. 

이야기를 들은 날부터는 나도 난로를 켜지 않고 있다. 기름을 아끼려는 마음 보단 추위 속에서 맑아지는 마음. 혹은 영혼으로 맑은 기도를 드리고 싶은 마음.

두 분께 배운 그 마음을 나 또한 따르고 싶기 때문이다.(얘기마을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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