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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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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62. 심방길
찬비가 내리는 날 아침, 교우 몇 분과 함께 심방길에 나섰다. 아랫말 박정숙 성도님네와 안 집사님네를 찾기로 했다.
박정숙 성도님의 남편 김영수씨가 여러날 병원에 입원을 했다가 퇴원을 해서 돌아왔다. 밥 대신 술로 지내다 결국은 입원까지 하게 됐는데. 병원을 찾았을 때 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눈동자는 풀려있었고 얼굴은 뼈만 남아 잔바람에도 쉽게 날려갈 것처럼 보였다.
삭개오 이야기를 하며 중요한 갈림길에 섰으니 부디 새사람 되시라 권면해 드렸다.
이어 안 집사님네, 보건소 옆 작은 집을 방문하였다. 두 노인네가 서로를 의지해 살아가는 집이다.
방으로 들어서자 안 집사님 눈엔 벌써 눈물이 그득하다. 몸이 무거워 일어서지도 못하시며 뜨겁게 두 손을 마주 잡는다.
“사람이 그리워...” 동행한 교우들 손을 일일이 잡으며 집사님은 울먹였다. 그래도 몸이 나아져 몇 주 언니와 함께 주일아침예배에 참석을 했는데, 다시 몸이 안 좋아 두 주 나오질 못하셨다.
“몸도 맘도 연약하나 새 힘 받아 살았네.” 흐린 눈으로 집사님은 찬송을 같이 불렀다. 언니 안경순 할머니는 당뇨 후유증인지 갈 수록 눈이 안 보인다며 찬송가를 볼 생각도 못했다.
그나마 안경순 할머니가 동생 안 집사님을 돌봐 살아가는데 할머니가 눈이 어두워지면 어쩌나, 참 막막한 일이었다.
예배를 마치고 할머니가 내온 단감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김장을 어떻게 했느냐고 김영옥 집사님이 물었다.
“요 아래 옥희 엄마(박정숙 성도)가 한 양동이 해다줬고, 한효석씨 부인도 한 양동이 해다줬어. 참 맛있는 게 두 늙은이 겨울 먹을 건 충분해.”
이웃에 계신 분들이 김장을 담아 주었노라 했다. 옆집인 보건소의 유보비 집사님이 시시때때로 드나들며 보살펴 드리고, 최영남 집사님도 때마다 들러 노인분들이 못하는 일을 거들어드리고.... 두 분은 주위의 지극한 사랑과 도움으로 살아가고 계셨다.
예배를 드리며 읽은 말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은 모든 일이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을 집사님 자매의 모습을 통해 새삼 확인하게 된다. (얘기마을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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