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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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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61.깡통교회
전주에 있는 안디옥교회에 다녀왔다. 말로만듣던 그 ‘깡통교회’. 안디옥교회가 선교하고 있는 농촌교회 목회자들이 두 달에 한번씩모여 교육을 받는 모임이 있는데, 그 모임에 와 이야기를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원주로 나가 대전으로 가는 새벽 첫 버스를 타고 대전에서 다시 전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탔다. 차를 몰고 가는 게 편할 거라는 이들도 있었지만 원주를 벗어날 경우 대개는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한다.
전주에 내려서 택시를 탔다. 어디를 가냐 묻길래 “안디옥 교회 갑니다.” 했더니 아무 대답 없이 차가 떠난다. 시간에 여유가 없었던지라 제대로 알고 떠나나 은근히 걱정이 되어 “깡통교회라 하면 다 안다던데요”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제서야 기사가 빙긋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전주에서는 그냥 안디옥교회 해도 다 압니다.”
“아, 그렇군요” 쑥스럽기도 했고 뜻밖이기도 했다.
“교회는 거기가 진짜 교회지요.” 말수가 적다고 느껴지는 기사가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
“혹시 기사님도 교회 나가십니까?” 궁금해서 물었다. “아니요” 룸밀러에 걸려있는 묵주가 눈에 띄었다. 불교? 천주교? 아무튼 교회엔 안나가는 택시 기사가 교회는 안디옥교회가 진짜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좋은 일을 많이 하나보죠?” 전주가 초행길인 것처럼 안디옥교회에 대해서도 아는 게 전혀 없다는 듯 물었더니 “글쎄요. 하는 일은 다 모르겠고요. 그만큼 교인이 많이 모인다면 웬만한 교회는 벌써 예배당을 크게 지었을 거 아녜요, 그런 것 하나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교회도 안 나가는 택시 기사가 교회는 거기가 진짜 교회라고 인정하는 교회!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교회로 향하는 마음이 설레는 마음으로 훈훈했다.
(얘기마을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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