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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5. 서로 어울리는 시간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5285 추천 수 0 2002.01.05 22: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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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575. 서로 어울리는 시간

 

“목사님, 아직 점심 안하셨으문 우리 집으로 오세요.” 박종관씨였습니다. 청국장을 끓였으니 같이 점심을 먹자는 전화였습니다. 시골의 겨울은 별일이 없습니다. 한해 농사 마치고 다음 농사 시작 할 때까지 겨울잠을 자듯 편한 시간을 보냅니다. 일년 농사지은 쌀이 있고 넉넉하게 담군 김장이 있으니 마음까지 편합니다. 

이집 저집 마실을 다니며 이야기를 나누고 때되면 함께 밥을 먹고, 정겨운 시간을 보냅니다. 마침 교회에 와 있던 최영남 집사님과 함께 가니 마을 분들이 한상 둘러 앉아 점심을 들고 있었습니다.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방안에 가득합니다. 

대통령선거 뒷얘기, 나라 걱정, 기름값 걱정, 농사 걱정등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상을 물리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는 오래도록 이이졌습니다. 

마을 분들과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는 시간은 그중 편하고 좋은시간 입니다. 일부러라도 그런 시간을 이어가려고 노력합니다. 특별하게 의미를 부여할 것 없이 그런 만남과 그런 시간을 사랑하려 합니다. 

이야기를 모두 마치고 밖으로 나올 때였습니다. 조금 먼저 나와 기다리던 최영남 집사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담배 연기 자욱한 방에서 마을 사람들과 목사님이 얘기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던데요.”

(얘기마을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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