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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571. 굶어죽은 닭
“아, 글쎄, 헛간에 키우던 닭이 다 굶어 죽었대유”
“닭이 굶어 죽다니요?”
심방길에 닭 얘기가 나왔습니다. 우체부 아저씨네 닭이 굶어 죽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얘길 들어보니 그럴만했습니다.
지난번 돌아가신 이한조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계실 때 집 안팎으로 돌보시던 일이 여간이 아니었습니다.
갑자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 빈 자리가 곳곳에 남게 되었는데, 헛간에 키우던 닭 또한 그랬습니다. 할아버지가 계실 땐 늘 할아버지가 모이를 챙겨주던 닭이었죠.
어느 날 들어가 보니 닭들이 죄 빼빼빼 말라 있고 그중 한 마리는 아예 굶어 죽어 있었답니다. 한쪽엔 그동안 낳은 알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고요.
얘길 듣던 김영옥 속장님이 쯧쯧 혀를 차며 한마디 했습니다. “닭은 종일 쪼아 먹어두 하루 아홉번씩은 허기진 물건이라는데...”
(얘기마을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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