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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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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617. 자전거
막내 규영이는 생각보다도 쉽게 두발자전거를 배웠다. 처음 보조바퀴를 빼주었을 때만 해도 뒤에서 붙잡아 주지 않으면 쓰러지고 말아 한동안은 뒤에서 붙잡아 주며 도와주어야 했다. 그러다간 손을 놓았는데, 손을 놓았다고 팔짱을 끼고 구경만 한 것은 아니었다. 여차하면 자전거를 붙잡을 태세로 자전거 뒤를 함께 달렸다. 그러기를 몇 번, 그런 뒤에야 그냥 서서 자전거 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위태위태하게 자전거를 타는 아이, 그를 바라보는 조마조마하는 마음. 막내는 몇 번 넘어지기도 하고 꿀어 박기도 하면서도 열심히 열심히 타더니 이내 자전거를 배우고 말았다.
‘배우고 말았다’ 할 때 ‘말았다’는 말 속에는 대견함 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다.
서너 시간도 안 되어 혼자 두발자전거를 신나게 타는 아이, 위태함을 극복하고 보조바퀴가 있을 때보다 훨씬 빠르고 자유롭게 자전거를 타는 아이의 모습은 분명 대견스러웠지만 사실은 맘속으로 아쉬움이 더 컸다.
저렇게 금방 배워버리다니!
너무 금세 커 버리는 아이!
좀 힘들고 좀 귀찮더라도 여러 날 가르쳐줘야, 여러 날 뒤를 붙잡아 주어 같이 땀을 흘리며 달려서야 배울 수 있는 거라면 좋을텐데, 아이는 너무 금방 혼자서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를 배운 뒤 며칠 뒤, 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작실로 올라가는 녀석의 뒤를 따라가다 보니, 물 고여 있는 곳을 지날 때 녀석은 얼른 두 발을 들어 책상다리하듯 앞쪽으로 모아 올리는 묘기를 선보이고 있었으니.
(얘기마을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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