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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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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무소 가까이 중국 요릿집이 생겨설랑 자장면 배달도 해주고 그런다더라. 나는 아직 안 시켜봤지만 그대가 놀러 오시면 탕슉으로다가(탕수육은 비싸고, 자장 우동 탕슉… 흐-) 하나 대자로 시켜드릴게. “쩍서(저기서) 내려주고 그만 일 보씨요잉.” 우체국 나가는 길에 종배 아부지가 “헤헤 엄버부렀소야(업어서 같이)” 하면서 차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중학생 막내 졸업식엘 가신다고. “끝나믄 짜장맨집 갈란디 이따가 다시 함 나오실라우?” 감사한 초대. “회 아니믄 안 묵습니다”했더니 기가 차다는 듯 쏘아보신다. 자장면 이상은 뭣도 쳐다보지 않는 우리네 소박한 아이들은 중국집엘 보내고, 요즘 정권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는 ‘물대포’ 같은 데서 ‘소망교회’ 안주로 낮술 한잔 좋겠다. 하늘도 우중충하고 말이다. “요거 소포 조깐 보내고요, 학교 한번 가보지요. 저도 보고 싶네요, 졸업식….”
사실 저녁에도 졸업식엘 가야 한다. 고창에 사시는, 내가 존경하는 목수 한 분이 돌아가셔서 조문을 해야 한다. 지난주에도 누구 조문을 갔었는데…. 계절이 바뀌는 요즈음 인생 졸업식이 잦더라. 고관대작이 돌아가신 덴 아는 사람도 드물고, 혼자 앉아 밥 얻어먹기도 어색하더라. 쓰러져가는 함석집 고치러 다니며 평생 대패밥 먹다 돌아가신 동네 목수. 나는 그런 낮고 선한 예수님의 장례식, 졸업식엔 꼭 찾아간다. 조문객이야 썰렁할 것이지만 전라도니만큼 내가 좋아하는, 톡 쏘는 홍어회도 나올 것이다. 가지가지 졸업식에 기웃거리는 요즘이다.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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