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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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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전번에도 비스무리 꼬집었지만, 영어 학원 봉고차가 면단위 구석구석 누비고 다니며 까무잡잡한 꼬맹이들을 실어 나른다. 햇님 대신에 요새는 오렌지가 뜬다는 동쪽 나라는 기가 막힌 풍경들로 넘쳐나고 있구나. 없는 농촌 살림에 일단 기 십 만원 애들 학원비가 목을 조여 오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어린 것들이 짐짝으로 실려설랑 읍내까지 왔다갔다 차멀미부터 고역이겠다. 그래봤자 뱁새가 어찌 황새의 보폭을 따라갈 수 있겠는가만. 한때 바깥 나라를 싸돌아다녀 보았는데, 솔직히 별로 영어 단어가 많이 필요하지 않더라. 야구방망이 들고서 메이저리그에 취업할 것도 아니고, 금발 여자가 나 같은 마늘냄새 나는 흑두건 사내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며 사귀어보자고 그럴 일도 없고….
불란서 파리에 에어프랑스를 타고 몇 시간 날아갈 필요까지 없다. 요쪽 동네는 “그래불어, 저래불어, 요래불어”, 불어를 꼭 써야 대화가 통하는 세상이니깐. 제2외국어 ‘전라도 불어’를 이토록 능통하게 구사하는데 뭐하려고 작은 뇌에 과부하 걸리게시리 영어까지 습득해야 한단 말인가. 최소한 불어만큼은 완전정복이닷! 그러니 영어완전정복은 밭 갈아 감자 심고, 논에 물 담아 모 심은 다음에나 도전해 볼 일이다. 영어공용화 시대라는데 삐딱한 이 촌놈은 장난삼아 계속 혼잣말로 이러고 산다. “봉쥬르 꼬레엥! 왜들 그래 불어∼.”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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