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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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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사정하듯 처량한 목소리의 면사무소 여직원 차량방송에 새벽잠을 설쳤다. 친환경 쌀농사가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당최 뭔 소린지 모르겠더라. 아랫동네는 모심기가 한창. 윗동네는 부지런도 하여설랑 모는 진작 다 심고 고춧대 세우며 논다.
점심나절 사우디 갔다 온 목수 김모 아재랑 창평에 가서 저 유명한 창평국밥에 수육까지 시켜먹고 사막에서 고생했던 얘기 오지도록 들었다. 신랑 없을 때 교회에 빠진 각시가 건축헌금을 과하게 갖다바치고, ‘동상 우닥’(동생의 부인)은 암에 걸려 모른 척할 수 없었고, 아들 하나에 딸 둘을 전문대 갈치고 나니 남은 것은 슬라브 반양옥 한 채라던가. “멩년은 요보다 나질 거란 생각만 묵고 살았재. 하래 벌어 하래 묵고 살믄서도 잘사는 꿈을 배리지 않았당게.” 그러나 긴 한숨이 뒤따르고, 막걸리 한 뱅 더 추가!
밤에는 고향 후배 안모씨랑 수북 출생 이모씨랑 별들이 자맥질할 때까지 궁시렁거리며 또 이바구질. 구구절절 사연들, 하루 종일 소설 서너 권 거뜬히 읽은 거 같다. 저지난주엔 소설 쓰는 공선옥 누나 일행이 하룻밤 묵고 갔는데, 새로 나온 소설책 앞에 놓고도 읽지 못했다. 내 곁엔, 소설보다 곱배기로 소설 같은 인생사들이 수십, 수백, 아니 수천권….
<임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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