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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두꺼비 하품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480 추천 수 0 2009.10.12 19: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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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멀뚱멀뚱 궁글리며 벌통 아래 납작 엎드려 있다가 지친 벌 굴러 떨어지면 날름 삼키는 두꺼비. 한봉 치는 동무네 갔다가 동무는 관두고 두꺼비랑 둘이 놀았다. 요놈은 사람도 무서워하지 않고 칠순의 이장님처럼 느릿느릿 뒷짐을 지고 걷다가 마들을 내다보더라. 그 장면, 진짜 영험해 보였다. 혹시 백년 묵은 두꺼비 아니냐? 물어봤더니 두꺼비왈, 너 테레비 너무 많이 봤구나? 모자란 놈 보듯이 혀를 쯧쯧 대더라.

어떤 시구에 보니깐, 벌새는 1초에 90번 날갯짓을 하고, 파도는 하루에 70만번을 들이친다던가. 그런데 두꺼비는 남이 밥을 해 잡숩든 죽을 쑤어 드시든 관심 밖이다. 노련한 베짱이랑 짝짜궁을 하면서 천하의 게으름뱅이로 니나노 세월이다. 잔망스럽게 설레발치면서 살지 않고, 큰 욕심도 버린 은둔자. 가끔 벌통 앞이나 외등 그늘에 쪼그리고 있으면 허기는 대충 해결. 몸에다 햇살을 차곡차곡 쟁이던 나락과 배, 사과는 날이 다르게 굵어가고 두꺼비도 체중감량에 실패했는지 헤비급 선수만큼 몸무게가 늘었구나. 급기야 두꺼비가 아하암- 하품을 한다. 두툴한 입술을 벌리는 게 꼭 그러는 것만 같다. 사람도 두꺼비처럼 한가하게 살아도 되는 것인데….

육상경기 백미터 달리기 같은 ‘사람의 시간’이 두꺼비 앞에선 잔망하고 민망스럽기 짝이 없구나. 두꺼비에게 오늘 한수 옹골지게 배웠다. 요즘 여러 일로 무리를 했더니 뒷골이 댕기고 괜한 짜증만 늘었는데. 욕심들 내려놓고 하품 늘어지게 하면서, 여유를 되찾아야겠다. 급한 길도 돌아가면서 말이다. 그대도 나도 쉬어가면서 천천히!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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