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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다른 사람이라도 서로 존중하는 세상을

이현주 이현주............... 조회 수 2355 추천 수 0 2009.11.20 15: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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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65 <꿈일기/샨티>중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이라도 서로 존중하는 세상을

비대한 몸집의 여자 혁명가가 버스 맨 뒷좌석에 앉아 말했다. "맨 처음 칼 마르크스의 논문 한편을 읽었을 때 가슴에서 폭탄이 터지는 것 같았소." 그리고 그녀는 나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당신은 그런 경험이 없나요?" 없다고 대답했다.
"나는 매우 따스한 부모 아래에서 젖먹이 시절을 보냈어요. 그래서 그런지 과격한 일에는 낯이 설지요. 아마 내가 그 논문을 읽었더라면 폭탄이 터지는 대신 얼어붙었을 겁니다. 나는 마오쩌뚱이나 게바라 보다 석가나 예수가 더 좋았어요. 시끄러운 데보다 조용한 데가 더 내 마음을 평안하게 해 줍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보다 나 자신을 바꾸는 게 시급한 과제요, 그게 바른 순서라고 생각했지요. 그렇지만 당신처럼 인간보다 제도와 사회를 먼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고, 또 그런 생각에 동의는 하지 않지만 존중은 합니다. 저마다 자기 소신껏 살아가는 인생이니까요. 다만 생각이 다른 사람이라 해도 서로 존중해주는 그런 세상이면 참 좋겠습니다. 생각이 달라도 함께 살려고 애써보다가 정 안되면 경계를 나누어 생각 같은 사람끼리 다로 살면 안 될까요? 그러면 누가 더 좋은 땅을 차지할 것이냐로 싸운다고요? 만일 당신이 나 같은 종자하고 같이 살 수 없다고 한다면 더 좋아 보이는 땅을 차지하십시오. 나는 당신이 남겨놓은 쪽에서 살겠습니다. 아마 마오쩌뚱보다 예수를 더 좋아하는 자라면 저와 생각이 같을 것입니다. 그것까지도 허용할 수 없다고 하신다면, 당신의 혁명에 동참하든지 아니면 반동분자로 처형을 당해야 한다고 하신다면, 할 수 없지요. 나를 처형하시고 당신들의 낙원에서 만수무강하십시오"
여기까지 얘기하다 가슴이 격해져서 깨어났다. 꿈이 아니라 생시였어도 비슷한 말을 했을 것이다. 과연 그런 경우가 닥쳤을 때 그렇게 실천할는지는 모를 일이나...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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