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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3. <오늘하루/삼인>중에서
이놈의 버르장머리
저에게 고약한 버릇이 하나 있습니다. 저한테 그런 버릇이 있음을 처음 일깨워준 사람은 제 아내인데, 물론 저는 그럴 리 없다고 부인했지요. 자기가 그러고 있는 줄 알면 그 순간부터 '버릇'은 힘을 잃게됩니다. 버릇은 자기가 그러고 있는 줄 모르는 데서 그 힘이 나오거든요.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거듭 거듭 지적을 받은 뒤 이제 비로소 시인하게 된 저의 '고약한 버릇'이란, 누가 뭐라고 할 때 그게 아니라고 부정부터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복숭아 먹겠어요?" 하면 복숭아를 먹을까 말까 생각도 하지 않고서, "아니, 안 먹어" 하며 손사래를 치는 거예요. 아내가 지치지 않고 지적해준 덕분에, 만사지탄은 있지만, 이제라도 저에게 그런 고약한 버릇이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 천만다행입니다. 이놈의 버르장머리, 내 어떻게든 뿌리뽑고 말 것입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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