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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4. 비설거지
비와 관련된 우리말 중에 우리가 잘 알지 못하거나 즐겨 쓰지 못하는 말들이 있다. '비그이'라는 말은 '비가 올 때 잠깐 피하여 멎기를 기다리는 일'이며, '비거스렁'이라는 말은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시원해지는 일'이다. '비빌이'는 '가뭄에 비 오기를 비는 일'을 말한다. '비꽃'이란 말도 있는데, '비가 오기 시작할 때 성글게 떨어지는 빗방울'을 말한다. 비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비꽃이 듣는다'고 표현하면 되는데, 그저 '비가 온다' 하는 것보다 훨씬 운치 있고 그윽한 말이 될 것이다.
'비갈망'이라는 말도 있다. '비를 맞지 않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책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비슷한 뜻을 가진 말로 '비설거지'가 있다. 설거지 중에는 비설거지도 있는데, 비설거지라 함은 '비가 오려 할 때 비가 맞아서는 안 될 물건을 치우거나 덮는 일'이다. 비갈망이 장마가 들기 전 하는 일이라 하면, 비설거지는 천둥 번개가 치며 비올 징조를 보일 때 서둘러 하는 일이 된다.
농사와 거리가 먼 삶을 살지만 그래도 비가 올 때마다 아름다운 우리말 몇 개쯤은 떠올랐으면 좋겠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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