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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산수유나무 노란 꽃등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3803 추천 수 0 2010.05.28 20: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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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알옹알 냇물이 녹아 소리하고 산수유나무는 그 물 받아서 노랗게 꽃피었다. 봄에는 산수유나무, 가을에는 은행나무가 노랗다. 봄에 노란 세상과 가을에 노란 정취는 차원이 다르지. 늦가을엔 일없이 허망하고 애달파서 눈물을 닭벼슬처럼 달고 다닌다. 그러나 새봄엔 꽃들에 환장이 나서 입이 귀에 걸려 지내는 변덕쟁이다. 산수유나무는 봉실한 꽃살을 내밀며 가슴으로 걸어서 내게로 왔다. 그제야 나는 봄의 복판에 다다른 배가 되어 마음의 닻을 내린다.

누구랑 일찍 만나, 아침밥도 한다고 적힌 가정식 백반 집에서 밥 먹고 나오다가 나는 활짝 핀 산수유나무에게로 강시처럼 콩콩 뛰어갔다. 마침 연변댁이 재가해와 산다는 초라한 함석집 앞에 유치원 노란 버스가 멈춰 섰다. 노란 가방을 멘 아이는 찡얼거리며 엄마랑 한참 승강이를 주고받다가 버스에 오른다. 좁쌀여우인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차에 타자마자 동무들이랑 까불며 논다. 노란 산수유나무와 노란 버스와 노란 가방, 세 개의 노란색 물감이 내 숯덩이 같은 눈을 노랗게 물들인다.

매지구름에 일찍 어두운 애옥살이 집들은 노란색 백열등이 켜지고, 산밭이나 골목엔 노란 꽃등을 내건 산수유나무가 자리를 지킨다. 나무조차 꽃을 피우며 빛을 발하는 세계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이, 부라퀴 장사치와 정치꾼은 왜 그렇게들 사시는지. 검은 양심과 검은 양복은 대부분 비스무리 한통속 패거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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