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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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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4. 봄비가 많이 오면 아낙네 손이 커진다
농사가 삶의 전부이던 시절, 비만큼 중요한 것은 없었을 것이다. 알맞은 때에 알맞게 오는 비야말로 하늘의 은총과 다름이 없었을 테니까. 오죽했으면 농부들은 ‘비가 온다’는 흔한 말 대신 ‘비가 오신다’는 말을 지금까지 쓸까! 내리는 비를 두고 ‘비가 오신다’고 하는 농부의 지극한 마음을 어느 종교인이 쉽게 흉내를 낼까 싶기도 하다.
고맙기로는 봄비만큼 고마운 비도 드물었다. 모내기를 해야 할 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봄비를 ‘기름’이라고도 불렀고, ‘쌀비’라고도 불렀다.
봄비는 풍년을 약속하고 있기 때문에 봄비가 잦으면 사람들의 인심부터가 좋아졌다. 속담 중에는 봄비가 잦으면 덩달아 커지는 손들이 많았다. 아낙네 손도 커지고, 부인네 손도 커지고, 지어미 손도 커지고, 시어머니 손도 커졌다.
때에 알맞은 넉넉한 비는 아직 그 결실이 나타나기도 전 먼저 사람들의 마음을 넉넉하게 했다. 마음이 넉넉하면 소출이야 어찌됐든 사람 사는 데 모자람이 없었을 것, 소출보다는 마음의 넉넉함이 언제라도 우선일 터이니.ⓒ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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