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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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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0. 제 논부터 물 댄다
지금쯤이면 논의 벼가 땅내를 잘 맡아 검푸르게 섰을까? 고인 물로 하늘이 담기던 논에 벼가 심기면 한동안은 듬성듬성 허술하기 그지없지만, 그것도 잠깐 이내 벼가 땅내를 맡고나면 논은 한순간 녹색의 융단으로 변한다. 막 튜브에서 물감을 짜내 물도 섞지 않은 채 뭉뚝 뭉뚝 맨 물감을 찍어 바른 듯 투명하도록 환한 녹색의 빛깔로 변한다. 질척이는 둑으로 둘린 논엔 빈틈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견고한 빛깔이 들어차지만 그래도 바람이 불면 그 어떤 것보다도 약하게 흔들릴 줄 안다.
논농사의 생명은 물, 농사꾼은 꿈속에서도 물이 마르면 안 된다. 모를 심을 때 물이 없으면 잠을 물리고 손톱이 다 닳도록 물을 찾는 게 농사꾼이다. 다른 건 다 양보해도 논물 양보하는 농사꾼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제 논부터 물 대는 것은 지당한 일이나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내 논이 가장 높은 곳에 있다면 모르겠거니와 그렇지 않다면 내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먼저 남의 논에 물을 대야 한다. 남의 논을 지나야 내 논에 닿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상살이의 이치가 크게 다르지 않을 터, 남의 논에 물을 대야 내 논에 물을 대는 길이 열릴 터!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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