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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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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3. 돌쩌귀는 녹이 슬지 않는다
시대가 바뀌며 생활이 바뀌면 덩달아 바뀌는 것들이 많다. 새로 생겨나는 것들도 있고, 사라지는 것들도 있다. 사람이 하던 것들을 기계가 대신하다 보니 사람이 쓰던 물건이나 만들어내던 것들이 그 중 많이 사라지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늘 유용하게 쓰던 많은 물건들이 이젠 박물관에나 가야 구경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생활 속에서 사라지는 것은 단지 물건이나 도구만이 아니어서 그것들을 부르는 이름들도 덩달아 사라지고 있다.
돌쩌귀란 말을 듣고 대번 돌쩌귀를 떠올릴 사람도 많지 않을 것 같다. 돌쩌귀라 함은 문짝을 문설주에 달고 여닫는데 쓰는 쇠붙이로, 암수 두 개의 물건으로 되어있다. 암짝은 문설주에 수짝은 문짝에 박아 맞추어 꽂게 된다. 창호지를 바르는 옛 문에 주로 썼던 물건이니 그 소용이 드물어진 요즘, 그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지도 모르겠다.
돌쩌귀는 녹이 슬지 않는다. 녹이 슬 새가 없다. 문을 여닫을 때마다 쇠와 쇠가 부딪치게 되니 녹이 슬 틈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늘 사용하는 문일 때 맞는 얘기다. 흉가처럼 버려진 시골집에 가보면 녹이 슬대로 슨 돌쩌귀를 흔하게 본다.
늘 쓰는 문의 돌쩌귀가 녹이 슬지 않는 법, 우리의 마음도 믿음도 돌쩌귀와 크게 다르지 않아 쓰지 않으면 녹이 슬고 마는 법, 늘 알맞게 쓰일 때만이 빛이 나는 법이다.ⓒ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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