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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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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3.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온다
요즘이야 영양식으로 콩을 갈아 비지찌개를 끓여 먹을지는 몰라도, 원래 비지란 두부를 만들고 난 찌끼를 말했다. 먹을 것이 궁했던 시절, 그래도 남은 김치나 시래기에 비지를 넣어 끓이면 훌륭한 반찬이 되곤 했다. 거기에 돼지고기라도 몇 점 들어가면 찌개를 담은 그릇으로 가는 손길이 더욱 분주해지곤 했다.
비지가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끼를 말하는 것이니 당연히 값으로 치면 두부가 비싸다. 그런데 사람 심리가 묘하다. 비지를 사러갔다가도 가겟집 주인의 말이 고맙고 따뜻하면 비지 대신 두부를 산다.
물건을 사는 사람이 자기가 먹을 음식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서가 아니다. 가겟집 주인이 고마워 무엇 하나라도 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하는 말과 그 말을 하는 말투에는 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어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은 그 말을 통해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짐작한다. 그러면서 마음이 움직인다.
말이 고마우면 얼마든지 고마운 일이 이어지는 법, 허나 말이 거칠어 서운하면 두부 사러 갔다가 비지 사오는 일은 왜 없겠는가? 비지라도 사오면 다행, 아예 발길을 끊는 일도 있을 터이니, 이래저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말인 셈이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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