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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거울아 거울아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507 추천 수 0 2011.06.06 12: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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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가 벌써 달라요!” 내 산방을 구경 온 어떤 방문객의 첫마디였다. 어디 공기뿐인가. 물맛도 참 좋지. 십여 가구 올망졸망 사는 우리 동네는 산에다 집채만한 물탱크를 대고서 물이 키 높이로 차오를 때를 기다려 고걸 골고루 나눠 마신다.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 노루도 마시고, 장애물달리기 대표선수 토끼도 마시고, 비행기가 엄마인 줄 알고 높이 날아올랐던 새도 실망한 얼굴로 목을 축이는 그 물을 말이다. 봄골짝 흐르는 찬물은 샛노란 미소를 품은 수선화를 일으키고 단내 나는 붉은 능금과 아그배나무 열매도 또글또글 맺게 만든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자발적 가난’을 설파하는 작가 골디언 밴던브뤼크는 ‘신선한 공기, 맑은 물, 침묵과 마음의 평화, 건강, 그리고 무엇보다도 좀 더 깊은 차원의 자유’를 손꼽았다. 돈이면 다 되는 세상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다. 누가복음 12장에 보면 “사람이 제아무리 부요하다 하더라도 그의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는 말씀이 있다. 언젠가 우리는 모두 이 세상을 떠나고 말 신세. 양수 속에서 맨몸으로 헤엄치다가 혈혈단신 지구별에 태어나 사랑하고 이별하고 마침낸 모래무지로 우주에 흩날린 영혼이여.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지?” 마녀할망구가 오늘 묻는다면 호시탐탐 왕위찬탈을 노리는 백설공주나 으스대고 뽐내기에 바쁜 미남미녀를 꼽을까. 아닐 것이다. 자연의 곁에 머물며 신선한 공기, 맑은 물을 마시면서 마음 가득 자족하는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리라. 그믐달 지나자 속살 차오르는 달빛 아래서 도연명의 시를 곱씹어 읽는 밤이다. “사귐도 교유도 끊고 산으로 돌아가리라. 세상과 어긋나기만 하니 가마를 타고 무엇을 구하랴. 이웃의 정에 기뻐하고 거문고와 책으로 시름을 삭이며 살아가리.” 옳다, 무릎을 친다.
임의진 |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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