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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물귀신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585 추천 수 0 2011.06.06 12: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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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풀린 저번 주부터 군불을 때지 않으니 방바닥이 다시 선득선득해졌다.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불법비디오, 그보다도 무서운 것이 있는데 바로 장마철 습기렷다. 습기랑 티격태격하다가 결정타로 군불을 지펴주는 장마 때까지, 나는 솜털이불과 내 체온만으로 애써 잠들어야 한다. 고독과 비애로 점철된 예술가에게 생애는 잘못 배달된 피자와 같아라. 다만 하루하루 유머러스하게 웃어넘기며 내일의 염려는 내일로 미루고 주린 배나 채울 수 있다면 그로써 족할 따름. 내게 무슨 욕심이 더 남았겠는가. 아랫목 따뜻하게 잠들고, 물 마음껏 벌컥벌컥 마시고, 손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산길을 걸으면서 당신을 그리워하는 일, 그것이면 나는 행복 종결자다.

겨울이 너무 춥고 길다며 투덜거렸는데, 생각해보니 장작불로 따뜻해진 온돌 아랫목에 누워 별의별 오만가지 개꿈으로 잠든 시간마다 달콤했었다. 도랑과 하수구에 검은 모기가 들끓고, 구제역 침출수로 썩어가는 냄새가 킁킁 새나는 여름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고 우울하다. 게다가 일본 대지진에 방사능 오염이라니. 구제역 침출수 퇴비화를 장담하던 양반은 어디에 계신가. 부탁하노니, 제발 후쿠시마발 방사성물질로는 생수나 보리차, 옥수수 수염차를 만들어 주시옵기를….

 

남쪽바다에서 서프보드를 옆구리에 꿰차고 파도타기 서핑을 즐기던 일은 이제 목숨을 건 용기가 필요하게 생겼다. 제길, 핵발전소가 내 남아있는 생의 여름날을 송두리째 망치고 말겠구나. 처녀귀신 총각귀신 달걀귀신 몽달귀신 당목귀신 무섭다지만 물귀신이 제일 무섭다지. 돌고래떼랑 헤엄치며 노는 바닷물, 밭일 하고 돌아와 시원하게 마시는 샘물…. 그러나 이제 물마다 ‘핵핵’대며 목숨을 내놓으라 덤벼드는 물귀신이 붙었다. 4대강도 물귀신, 태평양까지도 물귀신. 귀신 잡는 해병대 신병 ‘현빈’이 우리를 구원해줄까.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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