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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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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 어버이도, 부처님까지도 오시고, 앗 장맛비같이 철철 퍼붓는 봄비도 오시고, 오실 분은 다 오신 거야? 읍내 갔다 돌아오는 아지매, 장터에 길게 줄서서 어렵사리 튀밥을 튀겨가지고 보따리째 살랑살랑.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아저씨랑 하품과 트림과 방귀까지 뿡뿡 싸질러대면서, 입에선 따로 살살 녹는 오! 맛나디 맛난 튀밥이여. “그만 좀 잡쑤랑께. 누가 뺐어 무그요?” “아니 자네가 뺏어 묵잖응가.” 그러면서 둘이 픽 웃고. 경기 방식도 모르는 골프가 나오는 스포츠 뉴스, 도무지 헷갈리는 사랑놀이 드라마도 좀 봤다가, 불침번 부엉이가 신호를 보내면 안간힘을 다해 사랑을 한 번 나누고…. 먹다 남은 튀밥은 머리맡에 그냥 두고 잠이 들 거야. 새들 자욱한 사랑은 밤하늘 가장자리를 차지하고, 따뜻하고 부드럽고 우물처럼 깊은 당신 사랑은 내 가슴을 차지하고 잠든 날. 이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오로지 내 곁에 찾아와 함께 있어주는 당신이 있어 참말 고마워. 방바닥에 흩어진 튀밥을 쓸어 모으는 아침. 그새 부지런한 개미들 몇이 튀밥을 들고 갔겠지.
이 아침 봄비가 또 오시는구나. 우중에 오리가 신나서 노래를 부른다. 오리들은 빗속에서 더 우렁차게 우는 버릇이 있어. 시끄러운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도 들려오는 힘찬 오리 노래. 튀밥을 먹지도 않을 텐데 어디서 저렇게 힘이 우끈 솟는 걸까. 오리들은…. 튀밥을 먹어본 일도 없으면서, 아니 밥 한 그릇 먹어본 일도 없으면서 성이 밥씨인 밥 딜런을 전축에 올려놓고 아침 신문을 펼쳐든다. 오기로 강행 중인 4대강 사업은 오리보다 시끄럽도다. 순리를 역행하는 오만가지 어깃장들…. 튀밥 장수도 해봤을지 모르는 대통령님은 어느새 외국에 나가 계시네? 구미에 지금 수돗물이 안나온대요…. 오히려 밥 딜런이 애가 타서 노래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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