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도라지꽃 소녀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650 추천 수 0 2011.09.04 21:20:10
.........
 20110707_01200130000002_01L.jpg
산비탈에 도라지는 요새 들어 꽃잔치로 만장하여라. 옥수수잎 깻잎 상추잎 보통 잎들이 대세인 때인데, 밭모롱이 저 혼자서 꽃그늘을 펼치면서 소녀의 가느다란 팔목같이 희디 흰 뿌리를 또 뻗어가고 있음이렷다.

당신은 도라지꽃 전설을 아시는가. 옛날깐날 도라지라는 이름을 가진 한 소녀가 살고 있었더란다. 냉가슴 앓으며 사랑하던 동네 오빠가 중국땅으로 공부하러 떠나자 소녀는 절집에 들어가 허드렛일을 도우면서 부처님께 날마다 서원기도를 바쳤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절집으로 오르는 고갯마루에서 소녀는 오빠의 음성을 들었다. “도라지야. 내가 돌아왔다!” 놀랍고 반가운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순간, 아차! 소녀는 새하얀 도라지꽃으로 변하고 말았단다. 애타게 기다리던 오빠는 서해에서 배가 침몰하여 이미 저세상 사람… 바닷물처럼 푸른 얼굴로 소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청보랏빛 도라지꽃은 그래 오빠의 환생이라던가.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 철철철 다 넘는다 에헤요 에헤요 에헤요…” 도라지타령이 절로 입가에 맴도는 하루. 더운 뙤약볕에 도라지꽃 고개 숙여 피어나고, 파르라니 머리 깎은 스님과 친구하듯 도라지꽃 종종 배알하였더니만 예수쟁이인 나마저도 불심이 생겨나는 거 같아라.

이 작고 보드란 꽃에게도 애절한 사랑이야기 하나쯤 반드시 깃들어 있는 거다. 사람도 벌레도 동식물도 밤하늘 별들조차 저마다 가슴 뜨거운 사랑이야기 하나쯤 품은 존재들이다. 누가 감히 그 얘기들을 들으려 않고 외면하고 부정할 수 있단 말인가. 눈만 뜨면 삽질로 생명 파괴, 자연 훼손. 도처에서 인명 경시, 인권 무시….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나는 도라지꽃을 바라본다. 아니 소녀의 사랑스러운 눈망울과 마주하고 있음이리라.
<글·그림|임의진 목사·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27 한희철 누군가 너를 생각할 때 한희철 2012-02-19 2636
4726 한희철 1791. 할머니와 벌금 한희철 2002-01-11 2637
4725 이해인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이해인 2005-04-13 2637
4724 한희철 아니라 하십시오. 한희철 2012-02-12 2637
4723 이현주 누구에 대하여도 단정 지어 말하지 말자. 이현주 2012-05-21 2637
4722 김남준 진정한 온유함은 늘 거룩한 단호함과 공존합니다. 김남준 2012-01-10 2638
4721 이해인 다시 바다에게 이해인 2001-12-29 2639
4720 이해인 읽는 여자 [1] 이해인 2007-04-03 2639
4719 홍승표 [한희철] 어릴적 홍승표 2002-03-01 2640
4718 이해인 튤립을 닮은 동무 이해인 2005-08-01 2641
4717 이해인 기쁨의 맛 이해인 2007-04-03 2641
4716 이해인 아픈 날의 일기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1] 이해인 2005-07-07 2643
4715 김남준 정말로 기도할 수 없다면 김남준 2005-09-05 2644
4714 이해인 성서와 함께 이해인 2005-07-17 2645
4713 이해인 나의 서가 이해인 2005-09-08 2645
4712 한희철 두 개의 강 한희철 2012-01-18 2645
4711 이해인 꿈일기 2 이해인 2005-07-17 2647
4710 이해인 비도 오고 너도 오니 이해인 2005-08-24 2647
4709 김남준 온유한 그리스도인들이 필요합니다. 김남준 2012-01-10 2647
4708 이현주 십자가 사건은 모순인가?(요10:18) 이현주 2012-04-08 2647
4707 김남준 당신의 새벽은 김남준 2005-08-17 2648
» 임의진 [시골편지] 도라지꽃 소녀 file 임의진 2011-09-04 2650
4705 필로칼리아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최용우 2012-03-28 2650
4704 홍승표 [권태응] 북쪽 동무들 홍승표 2005-02-01 2652
4703 이해인 비온뒤 어느 날 이해인 2005-07-23 2652
4702 김남준 신령한 그리스도인의 세계에 들어가면 김남준 2005-08-01 2656
4701 이해인 이별소곡 이해인 2005-03-13 2657
4700 필로칼리아 고난과 비난 최용우 2012-01-05 2657
4699 김남준 하나님 앞에서 진실해지기 김남준 2005-08-01 2658
4698 김남준 영국을 구원한 복음 김남준 2001-12-30 2659
4697 임의진 [시골편지]이집트 낙타여행 file 임의진 2011-06-06 2659
4696 필로칼리아 똥밥 최용우 2012-07-03 2659
4695 한희철 2358.커피 한 잔으로부터 한희철 2007-12-09 2660
4694 김남준 모든 섬김의 동기가 사랑인가? 김남준 2012-01-14 2660
4693 김남준 마음을 잘 지키지 아니하면 김남준 2005-10-05 2661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