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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 대지의 노래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2397 추천 수 0 2011.09.04 21: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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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폭설과 혹한, 여름엔 폭우와 폭염에 시달리게 된다. 지구별에서 이처럼 상반된 계절을 경험하는 나라도 그리 흔치는 않을 것이다.

재산과 고귀한 목숨까지 잃은 산사태 소식과 침수 소식은 안타깝고 눈물겹다. 백년 만의 장대비로 대지가 깜짝 놀랐던 며칠이었다. 자연은 평소 지극히 온유하다가도 수가 한번 뒤틀리면 삽시간에 안면몰수, 아량이고 무어고 일체 없이 한판 뒤집기를 보여준다.

그러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순한 얼굴로 숙어들어 햇볕을 뿌리는 날이면, 자연에 대해 두렵고 떨리는 마음부터 들지 않을 자 그 누구랴. 이러한 대자연을 인간이 맘대로 조율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말은 허풍쟁이 토목기술자들이나 하는 요설이렷다. 자연의 순리에 반하고 행하는 모든 문명의 억지들은, 언젠가 결국 원래 그대로 원상복구 ‘회복’될 것이다.
 
구름바다 건너편, 움쑥한 거처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우산을 쓰고 살았다. 말을 잃어버릴까봐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고, 마실 나가면 잔망스럽게 물 퍼붓듯 쫑잘거리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다님길 마당에 접어들면 이 호시절 청춘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아 애달파 하기도….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대지의 노래’ 제6악장, ‘고별의 노래’가 산중 처소에 사붓사붓 흐르고 있는 중이다. 1907년 큰딸 마리아 안나가 갑작스레 병으로 죽고, 슬픔이 깊어진 말러는 심장병 진단을 받기에 이른다. 깜박불을 반짝이면서 오로지 창작에 몰두한 이듬해, 말러는 9번 교향곡 ‘대지의 노래’를 완성한다. 그리고 3년 후 빈에서 죽음을 맞게 되는데, 진짜 6악장의 ‘고별의 노래’ 그대로 된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 폭우 앞에서 그는, 이태백과 왕유의 자연친화 무위자연을 음표로 펼쳐 담았다. 그리고 그 자신 자연으로 무심히 되돌아갔다.
<글·그림|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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