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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4. 편리한 우리
아랫작실 양지말
권철이네 소가 죽었다
저녁 때 소 끌러 논둑으로 가니
거짓말처럼 소가 죽어 있었다
새끼도 여러 마리 낳은 다 큰 소가
외로 발랑 나자빠진 채
죽고 말다니
왼쪽으로 잘못 누우면 혼자서는 못 일어나고
결국은 제 몸에 제가 눌려 죽고 마는 소
어이없도록 단순하고 분명한 소의 쓰러짐에 비해
우리는 얼마나 편리한 동물인지
아무 데나 누웠다가
아무 때나 일어나도
멀쩡한
얼마나 무섭고도 징그러운 짐승인지!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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