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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4. 봄 13
차를 운전하여 교회로 오다 오정초등학교 앞을 지날라치면
사람과 차가 다니기엔 너무도 옹색한 일방도로를 지나게 되는데
이른 아침마다 마주치는 이가 있었다
폐지를 싣기 위한 리어카를 끌고 시장 쪽에서 올라오는
노인의 허리는 굽어있었다
리어카 손잡이를 중앙이 아닌 오른쪽 끝을 붙잡으니
불안한 걸음이 더욱 불안해 보이고는 했다
할아버지를 마주치면 조심스레 차를 한쪽으로 붙이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노인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이사를 가셨는지
앓아 누우셨는지
이 땅을 떠나셨는지
알 길이 없다
잊고 있다가도 골목길을 지날 때면 생각이 난다
할아버지의 리어카는 지금도 구를까
어디에서 멈췄을까
이 땅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어디 한둘일까
또 한 번의 봄날이 간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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