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볼리비아 겨울여행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1075 추천 수 0 2013.12.15 17:03:01
.........

 

지난여름 나는 지구별 반대편 볼리비아에 갔었다. 그쪽은 우리나라가 여름일 때 겨울이고, 겨울이면 여름이 된다. 그러니까 난 겨울여행을 진작 다녀온 것이다. 이미 첫눈도 봤고, 부치지 못할 편지 사각사각 연필을 깎아설랑 밤새 쓰고 지우고, 당신이 많이 보고 싶었다.

 

남미에서도 그야말로 오지요 고립된 산동네 볼리비아. 평화라는 뜻을 지닌 수도 ‘라파스’는 체 게바라가 남미의 존엄과 해방을 꿈꾸며 싸우다 죽은 곳이다. 그러니까 체는 여기서 간첩이었고, 외국인 게릴라였다. 세상은 동전의 앞뒤가 바뀌듯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가 되고, 어제의 거짓이 오늘은 진실로 밝혀지기 마련. 가만 있어도 숨이 헐떡거려지는 고산도시 라파스 입구엔 총을 든 체 게바라의 동상이 여행자들을 처음 반긴다.


대통령도 백인의 후손이 아니라 최초로 원주민 혈통 모랄레스 대통령. 부끄럽지 않고 당당한 대통령. 십알단이 필요 없는 대통령, 안데스산맥 메아리들도 우렁차게 자랑하는 대통령이라며 주민들은 입에 침이 말랐다. 그는 누구처럼 패션쇼가 아니라 평범한 옷차림을 즐기며 낮게 행보한다. 분리와 배격과 불통의 오만이 아닌 진실과 겸손, 화해의 말로 악수를 청한다. 자잘한 문제야 어디라도 있는 법, 볼리비아는 대통령을 잘 뽑아 지금 남미를 통틀어 변화와 전진의 지도력으로 우뚝 서가고 있는 중이렷다.

 

길고 험한 배낭여행, 참다 못해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엘 갔다. 뜻밖에도 북한 대사관에서 가져다준 달력이 걸려 있었다. 말 못할 사연이 있을 것이기에 물어보진 않았다. 여행자들은 감이 있다. 음식이라는 조국, 어머니가 차려주신 그리운 밥상. 북에선 ‘고향의 봄’이나 마찬가지인 노래 ‘사향가’를 부르며 남쪽 이모가 해주신 음식을 사다가 나눠먹었을 것이다. 천안함과 연평도, 종북이다 괴뢰다 뭐다, 시간이 지나면 진실과 정의, 사랑과 용서만이 함박눈처럼 내려 쌓여 모든 금지선을, 모든 차단벽을, 모든 철조망을 평화로 덮어버릴 것이다.

 

임의진 | 목사·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777 이현주 유다의 마지막(마27:3-10) 이현주 2022-03-16 5
12776 이현주 안디옥에서 설교하는 바울(행13:13-41) 이현주 2023-07-20 5
12775 이현주 안디옥에서 쫓겨나는 두 사도(행13:42-52) 이현주 2023-07-20 5
12774 이현주 안디옥으로 내려간 바울 (행18:18-23) 이현주 2023-08-03 5
12773 이현주 공회 앞에서 연설하는 바울(행22:30) 이현주 2023-08-29 5
12772 이현주 총독에게 호송되는 바울(행23:23-35) 이현주 2023-08-29 5
12771 이현주 총독에게 고발당하는 바울(행24:1-9) 이현주 2023-08-29 5
12770 이현주 총독 관저 감옥에서 2년을 보낸 바울(행24:24-27) 이현주 2023-08-29 5
12769 이현주 멜리데섬에 상육한 바울 (행28:1-10) 이현주 2023-09-12 5
12768 이현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초 위에 세워지는 건물들(고전3:10-17) 이현주 2023-11-14 5
12767 이현주 본인의 사도직을 비방하는 자들에게 하는 말(고전9:1-27) 이현주 2023-11-26 5
12766 이현주 조상들의 경험을 거울로 삼아(고전10:1-22) 이현주 2023-11-26 5
12765 이현주 고린도로 갈 계획에 대하여(고전16:5-14) 이현주 2023-12-08 5
12764 이현주 마지막 인사와 축원(엡6:21-24) 이현주 2024-02-26 5
12763 이현주 빌립보서 첫인사(빌1:1-2) 이현주 2024-02-26 5
12762 이현주 빌립보에 사는 형제들에 대한 고마움(빌1:3-11) 이현주 2024-02-26 5
12761 이현주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보내면서(빌2:19-30) 이현주 2024-02-26 5
12760 이현주 골로새 교회와의 고마운 인연(골1:3-8) 이현주 2024-03-08 5
12759 이현주 초등학문을 졸업한 사람답게 처신할 것(골2:20-23) 이현주 2024-03-19 5
12758 이현주 두기고와 오네시모를 보내며(골4:7-9) 이현주 2024-03-19 5
12757 이현주 마지막 인사(골4:10-18) 이현주 2024-03-19 5
12756 이현주 데살로니가 첫인사 (살전1:1-1) 이현주 2024-03-19 5
12755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에 대한 감사의 말(살전1:2-10) 이현주 2024-03-19 5
12754 이현주 동족의 박해를 받는 교회(살전2:13-16) 이현주 2024-04-02 5
12753 이현주 사도들의 영광이며 자랑인 교회 (살전2:17-20) 이현주 2024-04-02 5
12752 이현주 데살로니가 교회를 위한 기도(살전3:11-14) 이현주 2024-04-02 5
12751 이현주 할례를 주장하는 유대인 개종자들(딛1:10-16) 이현주 2024-06-03 5
12750 이현주 천사들보다 우월하신 하나님의 아들(히1:1-14) 이현주 2024-06-17 5
12749 이현주 약속 위에 맺어진 더 좋은 새 계약(히8:1-13) 이현주 2024-06-27 5
12748 이현주 단 한번 당신을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히9:23-28) 이현주 2024-06-27 5
12747 이현주 첫인사(약1:1-1) 이현주 2024-07-11 5
12746 이현주 사업하다 말고 사라져가는 부자들(약1:9-11) 이현주 2024-07-11 5
12745 이현주 형제들을 헐뜯지 말 것(약4:11-12) 이현주 2024-07-23 5
12744 이현주 장로들과 젊은이들에게 주는 권면(벧전5:1-11) 이현주 2024-08-19 5
12743 이현주 끝인사와 축원(벧전5:12-14) 이현주 2024-08-19 5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