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399.도사견과 교회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50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399.도사견과 교회


끝정자 마을회관 뒷집에 사는 안 집사님 네는 많은 축생들이 있습니다. 자식없는 허전함을 축생들을 기르며 달래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영락없는 사람 목소리로 누군가 집에 들어설라치면 커다랗게 인사하는 구관조가 명물입니다. 바보, 이봐요, 어머니 등 말수가 날로 늘어 집사님의 좋은 말동무가 되었습니다. 없는 살림에 큰 맘 먹고 구한 새입니다.
잉꼬부부도 정겹습니다. 한동안 알을 품더니 얼마 전엔 새끼를 세 마리 낳아 식구 수를 늘렸습니다. 심심할 때면 쳇바퀴나 돌리는 다람쥐, 마루는 물론 안방까지가 제 차지인 두 마리 고양이, 시간 맞춰 알 잘 낳는 닭 등 집안이 온통 동물가족입니다.
그중 가장 많은 게 도사견입니다. 얼굴이 험상궂고 덩치는 커다란 놈들이 컹컹 짖어대면 덜컥 겁이 납니다.
며칠 전 도사견 한 마리가 새끼를 낳았는데 어미 젖꼭지 숫자보다도 더 많은 열네마리나 낳았습니다. 모두들 놀라고 신기해했습니다.
전에, 그러니까 도사견을 기르고 나서 첫 번 본 새끼 수가 한 마리뿐이었던 것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습니다. 씨받느라고 들인 돈이 자그마치 십만원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지난번 실망을 보상이라도 하듯 한꺼번에 열네마리를 낳은 것입니다. 집사님의 기쁨이 여간 큰 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깐, 새끼는 한두마리씩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크기도 작게 난 놈들이 엄마젖도 모자랐으니 살기 어려운 노릇이었습니다. 전기장판에 재우고, 우유를 먹이는 등 동물 좋아하는 집사님이 백방으로 손을 썼지만 놈들은 눈도 못 뜨고 죽어갔습니다. 살아남은 건 일곱 마리 뿐이었습니다.


집사님 네 들렸다 돌아오는 길, 문득 한국 교회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먼저는 한 마리, 이번에는 열네마리, 집사님 네 도사견 새끼 수는 모두가 비정상입니다. 먼저는 너무 적었고 이번에는 너무 많았습니다.
같은 교회에 다니면서도 서로가 이름도 얼굴도 모를 만큼 교인이 많은 도시교회와, 점점 수가 줄어들어 서너 명 모여 예배드리는 농촌교회, 모두가 정상적인 모습들이 아닙니다.
어쩜 주어진 상황을 이겨 나가는 게 믿음이라면 지금의 한국 교회는 안집사님 네 도사견이 낳은 두 배 새끼 수와 다를 바 없지 싶습니다. (199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47 한희철 552.어느날의 기도 한희철 2002-01-02 4349
1646 한희철 909.손목시계 한희철 2002-01-02 4349
1645 한희철 1471. 우주 비행사 한희철 2002-01-02 4349
1644 한희철 1236. 환갑잔치 한희철 2002-01-02 4349
1643 한희철 1077. 바위 깨기 한희철 2002-01-02 4349
1642 한희철 708.출구 한희철 2002-01-02 4349
1641 한희철 1415. 자연치유력 한희철 2002-01-02 4349
1640 한희철 1303. 빈대콩 한희철 2002-01-02 4349
1639 이현주 10 한희철 2002-01-02 4349
1638 한희철 1113. 선생님 엄마 한희철 2002-01-02 4349
1637 한희철 1244. 쑥 튀김 한희철 2002-01-02 4349
1636 한희철 483.오디 한희철 2002-01-02 4349
1635 한희철 1394. 여자 청년의 휴가 한희철 2002-01-02 4349
1634 한희철 756.막연한 소원 한희철 2002-01-02 4349
1633 한희철 1338. 지는 잎새를 보며 한희철 2002-01-02 4349
1632 한희철 901.할머니의 털신 한희철 2002-01-02 4349
1631 한희철 1219. 시집가고 싶은 직업 2위 한희철 2002-01-02 4349
1630 한희철 840.침 한희철 2002-01-02 4349
1629 이해인 건조주의보 이해인 2008-05-16 4350
» 한희철 399.도사견과 교회 한희철 2002-01-02 4350
1627 한희철 1494. 놀이방 선생님 한희철 2002-01-02 4350
1626 한희철 394.제 각각 세상 한희철 2002-01-02 4350
1625 한희철 1364. 이한주 할아버지네 한희철 2002-01-02 4350
1624 한희철 977. 개울에서 한희철 2002-01-02 4350
1623 한희철 778.고추모종 한희철 2002-01-02 4350
1622 한희철 976. 심방길에 한희철 2002-01-02 4350
1621 한희철 777.텔레비전이 사람 한희철 2002-01-02 4350
1620 한희철 1487. 신앙이란 한희철 2002-01-02 4350
1619 한희철 962. 제대로 사는 삶 한희철 2002-01-02 4350
1618 한희철 1292. 농사꾼에게 곡식은 자식 한희철 2002-01-02 4350
1617 한희철 935. 의료보호카드 한희철 2002-01-02 4350
1616 한희철 656.메주 한희철 2002-01-02 4350
1615 한희철 1059. 입학식 한희철 2002-01-02 4350
1614 한희철 864.가을 볕 한희철 2002-01-02 4350
1613 한희철 366.공동 빨래터 한희철 2002-01-02 4350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