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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39.고마운 사랑
심방 다녀오는 길, 사택 김치꺼리 떨어졌다는 얘길 들었다시며 김천복 할머니가 당신 밭에 들러 배차(이곳에서 배추를 배차라고 부른다.)를 뽑는다.
“올 김장 어뜩하나 걱정했는데 나와 보니 아, 배차가 파-랗게 살아있질 않겠어유. 을마나 신기하고 감사하든지. 그러고 보면 곡식이 사람보다두 더 모진 것 같애유.”
지난 번 물난리 적 며칠간 물에 잠겼던 강가 밭. 포기했던 배차가 살았다시며, 그렇게 하나님 아부지는 먹고 살 길 다 마련해 주신다며, 배차를 뽑으며 고마워 하신다.
당신네 김치 할 땐 아까워 못 뽑은 통배추를 쑥쑥 뽑아 짚으로 묶는다.
고마운 사랑.
고마운 사랑.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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