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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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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29. 먼 귀가길
빨간 얼굴로, 땀을 흘리며 학생들이 걸어오고 있다.
무거운 책가방을 어깨에 메고 둘씩, 서너명씩 무리를 지어 봄볕치곤 따가운 오후의 아스팔트길을 걸어오고 있다.
부른 나갔다가 오토바이로 돌아오는 길, 중간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아니, 너희들 웬일이니?”
“수업은 끝났는데 차 시간까지 시간이 많아 남아 걸어오는 거예요.” 부론 귀래 방면 모두 합해 하루 여덟댄가 차가 다니는데, 부론에서 오는 차는 그 절반뿐이며, 오후 지나면 저녁때나 있다.
학교가 있는 부론에서 단강까진 8km, 20리 길이다.
“녀석들, 그렇다고 걷니? 도서실에서 공부하다 저녁차로 오지.”
“도서실이 없어요.”
“그럼 교실에서라도 하면 되잖니?” 괜한 말로 내가 미안해져 다시 물었다. “뭐, 서로 떠들고 공부도 안 해요.”
열악한 교육환경. 그렇게 20리 길을 걸어온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또 얼마간의 일감일 것이다.
저녁 무렵 학생들은 돌아왔고, 그 뒤를 이어 저녁버스가 들어왔다. 놀리듯.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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