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노인과 바다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612 추천 수 0 2014.05.14 20:11:41
.........
[시골편지] 노인과 바다

 

친구에게 “밥 한번만 먹자!” 약속하고선 봄볕처럼 토닥토닥 문자를 나눴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멀리 쿠바로 길을 떠나왔다. 밥 한번 먹자는 약속은 정말 허망한 약속 같다. 날을 잡고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놓아야 밥이 진짜 살과 피가 되는 것이렷다.

난 쿠바와 인연이 깊은가 보다. <쿠바 여행>이란 선곡 음반까지 냈고, 체와 사탕수수밭 농부들의 노래도 만들어 부르고….

생태와 혁명의 도시 아바나와 시골마을에서 마시는 한 잔의 모히토를 사랑한다. 생선의 가시를 바르듯 상처들 속에서 나의 살점을 발라보는 시간. 너무 가까이 있으면 그게 사랑이 아니겠기에 훌쩍 길을 떠나는 것이다. 원앙은 암컷이 바람을 피울까봐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지 결코 사랑이 아니라고 한다. 일종의 의처증이란다. 친구들 사이도 적당한 거리를 가져야 서로를 바로 볼 수 있고 좋은 마음도 유지할 수 있다.

정치인의 잦은 해외출장은 그래서 반갑고 고맙다. 흥~ 국민들도 가끔 떠나주어야 불통 정치에 괴롭던 마음을 조금은 치유할 수 있으리라.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항구 코히마르에 가봐야 한다. 이 작은 어촌에 들러 파도와 갈매기똥과 어부들의 낚싯배를 바라보라. 남도 촌놈이기에 정박된 어선과 등대, 붉게 그을린 피부의 어부들이 남 같지 않다. 고향 마을 풍경만 같다. 낚싯대와 자전거를 빌려 소금기 짠내 풀풀나는 방파제 길을 달린다. 마치 작가의 낚시대회에 초대받은 사람인양 행세를 하면서.


세계 어디를 가도 강인한 어부와 바다를 뛰노는 물고기의 쫓고 쫓기는 싸움은 여전하다. 최후까지 일을 놓지 않고 노동자는 건강하게 살고 싶다. 노인에게 일자리를 빼앗고, 바다를 빼앗고, 커다란 청새치를 빼앗을 수 없다. 그리고 20만원은 또 누가 빼앗은 것인가. 줬다 뺏은 게 아니고, 주려다가 뺏은 건 뭐 괜찮은 것인가.


<임의진 목사·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472 이현주 주님의 이름표 이현주 2014-03-31 591
8471 이현주 주님께 맞추기 이현즈 2014-05-07 591
8470 임의진 [시골편지] 동방예의지국 임의진 2014-05-14 592
8469 임의진 [시골편지] 닭장 임의진 2014-10-26 592
8468 임의진 [시골편지] 금메달 토끼 이빨 임의진 2014-05-14 594
8467 이현주 기대하지 말게 하소서 이현주 2014-05-07 595
8466 이현주 어머니처럼 이현주 2014-05-07 595
8465 이현주 눈 감으면 보이는 것 이현주 2014-04-18 601
8464 이현주 생명의 미끼 이현주 2014-04-28 601
8463 김남준 간절한 기도 김남준 2014-10-27 601
8462 임의진 [시골편지] ‘나무애미타불’ 임의진 2014-05-14 603
8461 이현주 주인과 나그네 이현주 2014-06-17 605
8460 이현주 주님과 동거 이현주 2014-04-19 609
8459 이현주 저마다 제자리에 이현주 2014-04-21 609
8458 이현주 술래잡기 이현주 2014-03-11 610
8457 김남준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김남준 2014-07-22 610
» 임의진 [시골편지] 노인과 바다 임의진 2014-05-14 612
8455 이현주 상념 이현주 2014-03-04 613
8454 이현주 자연의 질서 이현주 2014-02-23 614
8453 이현주 바랄 것 없어요. 이현주 2014-05-17 615
8452 이현주 돌아가서 하나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이현주 2014-02-09 618
8451 이현주 네가 청중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현주 2014-02-09 621
8450 이현주 과유불급(過猶不及) 이현주 2014-06-10 622
8449 임의진 [시골편지] 책상 위에 램프등 임의진 2014-10-26 622
8448 이현주 갈 때도 알몸으로 이현주 2014-05-12 624
8447 이현주 영에서 영으로 이현주 2014-05-17 626
8446 이해인 김연아에게 이해인 2014-03-07 627
8445 이현주 강물이 바다 되듯이 이현주 2014-03-11 629
8444 이현주 벼는 익을수록 이현주 2014-02-23 631
8443 이현주 껍질 벗기 이현주 2014-04-17 631
8442 이현주 넘어지고 일어서고 이현주 2014-05-27 638
8441 이현주 모든 것이 아름답다 이현주 2014-04-28 641
8440 이현주 영혼의 대화 이현주 2014-05-07 641
8439 이현주 열차로 아홉 시간 넘게 이현주 2014-02-09 643
8438 임의진 [시골편지] 하모니카와 키스하는 법 임의진 2014-10-26 643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