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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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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밥 한번만 먹자!” 약속하고선 봄볕처럼 토닥토닥 문자를 나눴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멀리 쿠바로 길을 떠나왔다. 밥 한번 먹자는 약속은 정말 허망한 약속 같다. 날을 잡고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놓아야 밥이 진짜 살과 피가 되는 것이렷다.
난 쿠바와 인연이 깊은가 보다. <쿠바 여행>이란 선곡 음반까지 냈고, 체와 사탕수수밭 농부들의 노래도 만들어 부르고….
생태와 혁명의 도시 아바나와 시골마을에서 마시는 한 잔의 모히토를 사랑한다. 생선의 가시를 바르듯 상처들 속에서 나의 살점을 발라보는 시간. 너무 가까이 있으면 그게 사랑이 아니겠기에 훌쩍 길을 떠나는 것이다. 원앙은 암컷이 바람을 피울까봐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지 결코 사랑이 아니라고 한다. 일종의 의처증이란다. 친구들 사이도 적당한 거리를 가져야 서로를 바로 볼 수 있고 좋은 마음도 유지할 수 있다.
정치인의 잦은 해외출장은 그래서 반갑고 고맙다. 흥~ 국민들도 가끔 떠나주어야 불통 정치에 괴롭던 마음을 조금은 치유할 수 있으리라.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항구 코히마르에 가봐야 한다. 이 작은 어촌에 들러 파도와 갈매기똥과 어부들의 낚싯배를 바라보라. 남도 촌놈이기에 정박된 어선과 등대, 붉게 그을린 피부의 어부들이 남 같지 않다. 고향 마을 풍경만 같다. 낚싯대와 자전거를 빌려 소금기 짠내 풀풀나는 방파제 길을 달린다. 마치 작가의 낚시대회에 초대받은 사람인양 행세를 하면서.
세계 어디를 가도 강인한 어부와 바다를 뛰노는 물고기의 쫓고 쫓기는 싸움은 여전하다. 최후까지 일을 놓지 않고 노동자는 건강하게 살고 싶다. 노인에게 일자리를 빼앗고, 바다를 빼앗고, 커다란 청새치를 빼앗을 수 없다. 그리고 20만원은 또 누가 빼앗은 것인가. 줬다 뺏은 게 아니고, 주려다가 뺏은 건 뭐 괜찮은 것인가.
<임의진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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