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시골편지] 솔솔 춘곤증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464 추천 수 0 2014.05.14 20:11:41
.........

[임의진의 시골편지]솔솔 춘곤증


벚꽃 진다. 하얀 두루마리 화장지가 돌돌 풀리듯 하얀 꽃잎이 쏟아져 날리고 첫눈만 같아 잠깐 좋았다가 끝인 걸 알게 되어 눈물이 찔끔. 벚꽃 지니 사람도 지는 건가. 할머니 꾸벅꾸벅 툇마루에서 졸다가 아예 방으로 기어들어가 이불 깔고 본격적으로 깊은 잠…. 춘곤증의 봄날이 고단한 인생을 위로하고 있음이렷다. 언젠가는 일어서지 못할 깊은 잠에 빠져드시겠지.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사람을 만나고는 하는데 그런 소리 들으면 깜짝 놀라게 된다. 충분히 자고 충분히 뒹굴뒹굴 그렇게 ‘놀고먹으며’ 살아야지 너무 허둥대며 일중독으로 살아야 하는 현실은 서글프고 가엽다.

고양이도 솔솔 자고 개도 늘어지고 일개미도 잠깐 허리를 펴며 드러눕는 시간. 봄날이라고 바깥일 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정신없이 움직이지 말라고 춘곤증이 고맙게 찾아오는 것이렷다. ‘시에스타’ 낮잠을 자는 나라들이 있는데 우리도 좀 그렇게 여유를 가지며 살면 안되는가. 잠을 줄이고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 아프다. 밤에 푹 잘 자고 낮에도 잠 오면 적당히 잠도 자고 그렇게 아이들이 행복하면 얼마나 좋을까.

민중화가 홍성담 화백은 단잠 속 꿈을 글과 그림으로 옮겨 <바리>라는 책을 최근 펴냈다. 맛깔나는 글과 그림으로 반가웠는데 내가 관장으로 있는 메이홀에서 지금 삽화를 전시 중이다. “꿈에서 난 그림을 건져 올리니깐 잠이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몰라. 그랑께 나는 얼른 가서 잠이나 잘라네. 임 목사는 더 놀다가 자셔잉.” 그러곤 주무시러 먼저 자리를 일어나시는 거다. 거 참 도망치시는 방법도 가지가지시넹.

고된 일과 관계망에 치여 기침과 몸살로 탈이 난 이웃들이 긴 하품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푸른 별빛이 이마로 떨어지면 고맙게도 별빛처럼 잠이 쏟아지고 개밥바라기별이 이제 그만 눈을 붙이라고 깜박깜박 눈치까지 주고…. 아, 당신과 같이 잠들고 싶은 봄날.


<임의진 목사·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77 김남준 사랑이신 하나님 김남준 2014-10-08 448
8576 필로칼리아 육체적인 쾌락 마크 2015-11-17 448
8575 김남준 불변하시는 하나님 김남준 2014-07-22 450
8574 한희철 하늘 보좌 버리고 [1] 한희철 2015-10-01 450
8573 이현주 들숨 날숨 이현주 2015-02-05 453
8572 이해인 오늘의 행복 이해인 2015-03-20 453
8571 이현주 이현주 2004-04-08 454
8570 임의진 [시골편지] 달빛에 북받치는 하울링 임의진 2014-05-14 454
8569 임의진 [시골편지] 하얀 까마귀, 하얀 검둥개 임의진 2014-05-14 456
8568 김남준 하나님을 의지하는 순전한 마음 김남준 2014-10-19 456
8567 김남준 용서에 대한 경륜 김남준 2014-10-05 459
8566 김남준 하나님 나라의 핵심 -왕권 김남준 2014-07-29 460
8565 이현주 아직 살아 있다 이현주 2014-06-08 462
8564 김남준 인간의 두 가지 의무 김남준 2014-07-22 463
8563 한희철 헛된 생각 한희철 2014-11-10 463
» 임의진 [시골편지] 솔솔 춘곤증 임의진 2014-05-14 464
8561 김남준 연애 잘하는 법 김남준 2015-04-20 465
8560 김남준 삶의 목적인 하나님의 영광 김남준 2014-07-22 467
8559 이현주 좋은 소식 [2] 이현주 2015-01-01 468
8558 김남준 창조적 아버지 되심 김남준 2014-07-14 469
8557 김남준 소명을 따라 살고자 하는 준비 김남준 2014-09-02 470
8556 이현주 사랑이라는 이름 말고는 이현주 2014-06-10 471
8555 한희철 어머니 밥상 한희철 2014-10-11 472
8554 한희철 하찮은 것 속에 감추어진 한희철 2014-12-23 472
8553 이현주 어둠, 생명의 원천 이현주 2014-06-08 473
8552 김남준 일용할 양식이란 김남준 2014-09-02 473
8551 김남준 참된 경건은 김남준 2015-09-22 474
8550 이현주 보이스피싱 이현주 2014-06-17 475
8549 임의진 [시골편지] 생강 입술 임의진 2014-05-14 478
8548 김남준 영원한 나라 김남준 2014-07-29 482
8547 이현주 사랑 아니면 이현주 2014-06-10 483
8546 김남준 신정적 아버지 되심 김남준 2014-07-14 483
8545 김남준 이미 온 나라 김남준 2014-07-29 486
8544 이현주 사람의 아들 이현주 2014-04-28 487
8543 이현주 빛과 어둠 이현주 2014-05-27 488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