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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2002<하루기도/생활성서>88
아직 살아 있다
대문간에 앉아 있자니 제 앞으로
호랑잠자리가 휘익 날아갑니다.
반가웠어요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 호랑잠자리인가?
지난 십 수년간 한 번도 보지 못했기에 멸종되었나 했더니
아니라고
아직 이렇게 살아있다고
그러면서 순식간에 지나가는 겁니다.
이게 무슨 신호일까?
잠시 궁리하다가 그만 두기로 했습니다.
아직 호랑잠자리가 살아 있구나, 하고 넘어가면 되는 거예요
안 그렇습니까?
보이는 것을 볼 뿐, 다른 속셈을 품을 이유가 없는 거지요.
뜻밖의 호랑잠자리로 나타나심 주님, 고맙습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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