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660. 나무하기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3285 추천 수 0 2002.01.05 22:04:02
.........

□한희철1660. 나무하기

 

지게를 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인우재 주변에 나무가 흔하지만 그래도 집으로 옮겨 놓아야 장작으로 쓸 수가 있다. 

그 일이 생각만큼 만만치를 않다. 빈 지게를 지고 산으로 올라 작대기로 받쳐 놓은 뒤 나무를 주워 모은다. 찬바람이 지날 뿐 아무도 없는 산, 혼자 나무를 한다. 한적하고 평온하다. 

나무를 쌓을 만큼 쌓은 뒤 지게를 지고 일어나려는데 누가 뒤에서 지게 다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처럼 지게가 꼼짝을 안 한다. 바짝 당겨 앉으며 힘을 주니 그제서야 겨우 지게가 들린다. 

그러나 웬걸. 휘청하며 지게가 한쪽으로 기운다. 얼른 반대쪽으로 힘을 주니 무게 중심이 대번 그쪽으로 쏠린다. 

씨름 선수들이 시합을 하기 전 샅바 싸움을 한참 하듯, 지게를 지고 일어나 이쪽저쪽 어렵게 무게중심을 잡은 뒤에야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아직 서툰 지게질, 지게 위로 산더미 같은 짐을 싣고 가는 모습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곤 했는데 막상 지게를 져보니 그건 보통 기술이 아니었다. 기술이 아니라 예술의 경지인지도 모른다. 한 걸음 한 걸음을 그렇게 조심스레 내딛기도 드문 일이다. 짐을 지고 가는 이의 발걸음은 늘 그러해야 할 터.

구르는 돌을 밟아 지게를 지고 넘어지기도 하고.... 서너번 산을 오르내리니 등에 땀이 흥건하다. 서둘러 깔려드는 땅거미,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잠시 불을 쬔다. 

무엇에 마음 빼앗겨 굳이 무얼 탐할 것인가. 맡길 걸 맡기고 버릴 걸 버리자.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어 나무를 하려 한다. 

(얘기마을199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27 이해인 수선화 이해인 2011-11-04 3278
4026 한희철 지어놓은 밥도 먹으라는 것 다르고 잡수라는 것 다르다 한희철 2011-03-27 3279
4025 김남준 강퍅한 마음으로 사는 고통을 알게 하시려고 김남준 2011-08-03 3279
4024 이현주 진리는 독차지 할 수 없는 것 이현주 2006-03-20 3280
4023 김남준 신자에게 거룩함 없이는 행복도 없습니다. [1] 김남준 2011-06-17 3280
4022 이해인 캘커타의 아침해처럼 이해인 2006-05-23 3281
4021 김남준 그리스도인의 삶의 윈칙 김남준 2006-06-10 3281
4020 김남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 김남준 2012-02-25 3282
4019 김남준 나는 고3이다 김남준 2006-06-10 3283
4018 임의진 [시골편지]속보, 봄소식 file 임의진 2010-01-21 3283
4017 이현주 초연한 시늉(요7:11-12) 이현주 2011-01-11 3284
» 한희철 1660. 나무하기 한희철 2002-01-05 3285
4015 김남준 상한 마음은 영적으로 각성된 마음입니다. 김남준 2011-07-08 3285
4014 필로칼리아 창문기도 최용우 2011-10-17 3285
4013 김남준 간절한 기도 김남준 2006-07-24 3286
4012 한희철 1654. 엄마의 사랑 한희철 2002-01-05 3286
4011 한희철 1653. 예의 염치 한희철 2002-01-05 3286
4010 한희철 1678. 세배와 우상숭배 한희철 2002-01-05 3286
4009 한희철 1676. 주일아침 금식 한희철 2002-01-05 3286
4008 한희철 1675. 좋은 뜻을 널리 펴는 교회 한희철 2002-01-05 3286
4007 한희철 1672. 말씀 잔치 한희철 2002-01-05 3286
4006 한희철 1668. 정겨운 이웃들 한희철 2002-01-05 3286
4005 한희철 1667.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한희철 2002-01-05 3286
4004 한희철 1666. 벼베는 날 한희철 2002-01-05 3286
4003 한희철 1665. 맑아지는 마음 한희철 2002-01-05 3286
4002 한희철 1661. 깡통교회 한희철 2002-01-05 3286
4001 한희철 1656. 석화 구워 먹으며 한희철 2002-01-05 3286
4000 한희철 1684. 글 배우기 한희철 2002-01-05 3287
3999 한희철 1682. 운전면허 한희철 2002-01-05 3287
3998 한희철 1680. 만두국 한희철 2002-01-05 3287
3997 한희철 1670. 명옥씨의 생일상 한희철 2002-01-05 3287
3996 한희철 1662. 심방길 한희철 2002-01-05 3287
3995 한희철 1658. 외로운 사람 한희철 2002-01-05 3287
3994 한희철 1657. 남궁경 집사님 한희철 2002-01-05 3287
3993 김남준 마음지킴을 마치며 김남준 2011-08-25 3288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