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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6 강가의 철새들
모든 것이 얼어붙는 매서운 날씨. 그래도 오후의 겨울 볕을 받는 강물은 은빛 눈부심으로 일렁였다. 강물은 잠시 흐르기를 멈추고 거슬러 오르는 바람을 맞으며 오히려 빛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셀 수 없는 웃음들이 모여 어느새 하나의 해맑은 웃음이 되고 있었다.
일렁이는 은물결사이로 또 하나의 눈부심, 서너마리 오리들이었다. 은빛 물결 사이를 지나되 또 하나의 반짝거림으로 지나 눈부신 아름다움에 티를 내지 않았다. 함부로 지나며 금을 긋지 않았다.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지나는 겨울 강가의 철새들, 우리들의 생애도 그럴수만 있다면. (얘기마을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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