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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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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5 <物과 나눈 이야기들/민들레교회이야기460 >에서
25. 두루말이 휴지
내가 어렸을 적만 해도, 그러니까 지금부터 4, 50년 전만 해도 종이로 무엇을 닦는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두루말이 휴지가 말 그대로 휴지처럼 아무데나 함부로(!) 쓰이고 있다. 휴지 한 장을 우습게 보는 인간들로 말미암아, 나는 늘 미안하고 민망스럽다.
잠깐 생각해 봐도, 두루말이 휴지 한 통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물자(物資)와 인력(人力)이 동원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단언하거니와 인간이 요즘처럼 휴지를 우습게 여기고 함부로 쓰다가는 반드시 크게 낭패볼 일이 생길 것이다.
"옳은 말씀! 사람들이 나를 휴지로만 보니까 그게 탈일세."
"그럼, 네가 휴지가 아니고 무엇이냐?"
"나는 나무요, 흙이요, 물이요, 공기요, 태양이요,...나는 모든 것이다."
".........?"
"만일 나무, 흙, 물, 공기, 태양......이 없다면 나는 없는 것이다."
"그것들이 없으면 인간도 없다."
"그러니, 인간이 휴지를 함부로 쓰는 것은 인간이 인간을 함부로 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을 닦는데 Tm이려는 것만이 아닐세."
".........?"
"세상에는 한 물건도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사람들에게 일깨워 주려고 내가 여기 이렇게 있네만, 아무도 나를 눈여겨 보지 않더구먼."
"........."
"휴지를 그토록 자주 쓰면서 한 번도 휴지를 눈여겨 보지 않다니! 인간은 과연 놀라운 물건일세. 겁나는 물건이야!"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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