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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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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형수의 마지막 인사
<그리스도인에게는 결코 죽음이 있을 수 없다>
권현집(베드로) (1941-1990)
사랑하는 어머님! 죄뿐인 몸, 그것도 부족하여 한 짐 더 큰 죄를 보태며 한스런 이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신앙에 사랑이 젖처럼 엉기지 않으면 그는 '불필요한 신앙'일 뿐"이라는 평범한 이 교리를 이 시간 제 죄과 안에서 되씹어 끌어 안으며 사랑하는 어머님께 그리고 참으로 고마우신 모든 어머님들과 수녀님들께 큰 절로 "떠남의 인사"를 올리고 있습니다. 긴 말 보다 "참으로 고마웠습니다!"라는 단 한 마디 말씀으로 함축시켜 제 심정을 표현하렵니다.
오래지 않아 제 목에 밧줄이 걸리겠으나 지금 제 마음이 이렇게 행복감으로 충만한 것은 경이로운 믿음과 부활로 엉킨 단 하나의 희망이 아니겠는지요!
사랑하는 어머님, 어머님들의 그 끈끈한 사랑의 젖줄이 삶의 타래가 되어 어렵게나마 저는 지금 이렇게 주님 대전으로 나아가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유별나게도 못 되먹은 제 성격 탓으로 그간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걱정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죄 드리며 용서를 빕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저는 언제 어디서나 주님과 어머님들, 그리고 수녀님, 신부님들의 사랑 안에서 고맙게 자라나왔다는 사실을 거듭 인식하며 큰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어머님, 적어도 참 그리스도인인 우리들에겐 결코 죽음이 영원할 수 없다는 믿음이 우리의 삶 안에서 살아 있어야 하리라는 마음이 큽니다. 때문에 저는 짧게나마 제 영혼이 사용하고 남은 빈 육체를 아무 미련 없이 쓰레기로 남긴 채 제 영혼은 완전한 해방의 나래를 펴고 처음으로 돌아가 영원한 행복 속에서 사랑하올 어머님들과. . . 그리고 수녀님, 신부님들을 위해 끊임 없는 사랑으로 살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은 제게 있어서 "최대의 승리의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처럼 나무 십자가 위에 달리는 "극도의 고통"을 겪는 것은 아니지만 파렴치한 사형수가 죽음을 앞두고 주님의 죽으심을 좀 더 가깝게 피부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이 모든 은총의 혜택을 제게 허락하신 까닭은 제 믿음을 "보다 나은 영광'"을 낳게 하기 위한 주님의 섭리라고 믿어 의심치 아니하며 하직의 인사를 마칩니다. 부디 천수를 누리시다 영원의 나라에서 영원한 사랑의 근원이신 주님 대전에서 서로 만나 그 끈끈한 사랑을 나눌 때까지 영복을 누리시옵소서.
★ 해인수녀의 9월 소식은 이 글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권베드로님이 사형집행이 이루어지기 바로 직전(약 20분 전에) 양해를 구하고 종이를 받아 자기와 인연을 맺었던 교도소후원회 어머님들과 신부님, 수녀님들에게 마지막 인사로 남긴 글 그대로입니다. 저는 수도원, 학교, 교회 등지에서 강의할 적마다 이 글을 자주 인용했지요. 베드로님이 늘 수도원이라고 표현한 감방에서 자기 몫의 급식(쌀밥)을 떼어 말려서 만든 십자가를 제가 다른 분들에게 보여줄 적마다 그 엽서를 갖고 싶어 들 했지만 수량이 적어 줄 수가 없어 안타깝기에 여기에라도 우선 그림으로 올려드리고 싶었지요. 저도 이분과 자주 글을 주고 받았으며 더러는 면회를 갔고 처형되던 날도 서울에 가서 펑펑 울던 기억이 늘 새롭습니다. 이분의 편지 글 모음집이 바오로딸 출판사에서 <내가 죽인 예수>라는 제목으로도 이미 나와 있지만 별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사소한 일들로 근심과 불안에 휩싸이고 믿음이 엷어질 때 저는 베드로 형제의 이 글을 읽으며 힘을 얻은 적이 많습니다. 여러분도 이 글을 적어도 한 번 쯤은 묵상 자료로 삼았으면 하는 뜻에서 소개합니다. 지혜의 덕이 필요함을 갈수록 절감하는 요즘, 지혜에 대한 기도시 한 편에 마음을 담으면서 순교성인 성월에 <해인 글방>에서 드려요! 9월을 잘 보내고 10월이 올 무렵 다시 소식 드릴께요.
<img src="http://www.osboliv.or.kr/claudia/pictures/0109-1.jpg">
지혜이신 예수님께
이 해 인 수녀
지혜이신 예수님
매 순간 저에겐
지혜의 선물이
필요합니다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지혜로 빛을 받아야만
아름답고 튼튼합니다
세상의 지혜가 아닌
당신의 지혜를 구하면서도
그 길에서 멀리 있어
목마를 적이 많았습니다
당신처럼 아낌 없이
사랑하고 사랑하면
지혜로워질까요?
어서 오시어
어리석은 저를
지혜의 물로
세례 받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볼 것만 보고
들을 것만 듣고
말할 것만 말하고
행할 것만 행하여
떳떳하게 맑아진 기쁨을
노래 할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에게는 결코 죽음이 있을 수 없다>
권현집(베드로) (1941-1990)
사랑하는 어머님! 죄뿐인 몸, 그것도 부족하여 한 짐 더 큰 죄를 보태며 한스런 이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신앙에 사랑이 젖처럼 엉기지 않으면 그는 '불필요한 신앙'일 뿐"이라는 평범한 이 교리를 이 시간 제 죄과 안에서 되씹어 끌어 안으며 사랑하는 어머님께 그리고 참으로 고마우신 모든 어머님들과 수녀님들께 큰 절로 "떠남의 인사"를 올리고 있습니다. 긴 말 보다 "참으로 고마웠습니다!"라는 단 한 마디 말씀으로 함축시켜 제 심정을 표현하렵니다.
오래지 않아 제 목에 밧줄이 걸리겠으나 지금 제 마음이 이렇게 행복감으로 충만한 것은 경이로운 믿음과 부활로 엉킨 단 하나의 희망이 아니겠는지요!
사랑하는 어머님, 어머님들의 그 끈끈한 사랑의 젖줄이 삶의 타래가 되어 어렵게나마 저는 지금 이렇게 주님 대전으로 나아가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유별나게도 못 되먹은 제 성격 탓으로 그간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걱정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죄 드리며 용서를 빕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저는 언제 어디서나 주님과 어머님들, 그리고 수녀님, 신부님들의 사랑 안에서 고맙게 자라나왔다는 사실을 거듭 인식하며 큰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어머님, 적어도 참 그리스도인인 우리들에겐 결코 죽음이 영원할 수 없다는 믿음이 우리의 삶 안에서 살아 있어야 하리라는 마음이 큽니다. 때문에 저는 짧게나마 제 영혼이 사용하고 남은 빈 육체를 아무 미련 없이 쓰레기로 남긴 채 제 영혼은 완전한 해방의 나래를 펴고 처음으로 돌아가 영원한 행복 속에서 사랑하올 어머님들과. . . 그리고 수녀님, 신부님들을 위해 끊임 없는 사랑으로 살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은 제게 있어서 "최대의 승리의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처럼 나무 십자가 위에 달리는 "극도의 고통"을 겪는 것은 아니지만 파렴치한 사형수가 죽음을 앞두고 주님의 죽으심을 좀 더 가깝게 피부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이 모든 은총의 혜택을 제게 허락하신 까닭은 제 믿음을 "보다 나은 영광'"을 낳게 하기 위한 주님의 섭리라고 믿어 의심치 아니하며 하직의 인사를 마칩니다. 부디 천수를 누리시다 영원의 나라에서 영원한 사랑의 근원이신 주님 대전에서 서로 만나 그 끈끈한 사랑을 나눌 때까지 영복을 누리시옵소서.
★ 해인수녀의 9월 소식은 이 글로 대신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권베드로님이 사형집행이 이루어지기 바로 직전(약 20분 전에) 양해를 구하고 종이를 받아 자기와 인연을 맺었던 교도소후원회 어머님들과 신부님, 수녀님들에게 마지막 인사로 남긴 글 그대로입니다. 저는 수도원, 학교, 교회 등지에서 강의할 적마다 이 글을 자주 인용했지요. 베드로님이 늘 수도원이라고 표현한 감방에서 자기 몫의 급식(쌀밥)을 떼어 말려서 만든 십자가를 제가 다른 분들에게 보여줄 적마다 그 엽서를 갖고 싶어 들 했지만 수량이 적어 줄 수가 없어 안타깝기에 여기에라도 우선 그림으로 올려드리고 싶었지요. 저도 이분과 자주 글을 주고 받았으며 더러는 면회를 갔고 처형되던 날도 서울에 가서 펑펑 울던 기억이 늘 새롭습니다. 이분의 편지 글 모음집이 바오로딸 출판사에서 <내가 죽인 예수>라는 제목으로도 이미 나와 있지만 별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사소한 일들로 근심과 불안에 휩싸이고 믿음이 엷어질 때 저는 베드로 형제의 이 글을 읽으며 힘을 얻은 적이 많습니다. 여러분도 이 글을 적어도 한 번 쯤은 묵상 자료로 삼았으면 하는 뜻에서 소개합니다. 지혜의 덕이 필요함을 갈수록 절감하는 요즘, 지혜에 대한 기도시 한 편에 마음을 담으면서 순교성인 성월에 <해인 글방>에서 드려요! 9월을 잘 보내고 10월이 올 무렵 다시 소식 드릴께요.
<img src="http://www.osboliv.or.kr/claudia/pictures/0109-1.jpg">
지혜이신 예수님께
이 해 인 수녀
지혜이신 예수님
매 순간 저에겐
지혜의 선물이
필요합니다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지혜로 빛을 받아야만
아름답고 튼튼합니다
세상의 지혜가 아닌
당신의 지혜를 구하면서도
그 길에서 멀리 있어
목마를 적이 많았습니다
당신처럼 아낌 없이
사랑하고 사랑하면
지혜로워질까요?
어서 오시어
어리석은 저를
지혜의 물로
세례 받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볼 것만 보고
들을 것만 듣고
말할 것만 말하고
행할 것만 행하여
떳떳하게 맑아진 기쁨을
노래 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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