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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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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45 <物과 나눈 이야기들/민들레교회이야기472 >에서
45. 다섯잎 클로버로 만든 서표(書標)
어느 천주교 교우로부터 선물로 받은 서표(bookmark). 다섯 잎 클로버를 코팅 처리한 것이다. 클로버는 보통 세 잎이 나오게 돼 있으므로 이것은 말하자면 태생 변형(變形)인 셈이다. 어쩌다가 사람의 눈에 띄어 이 모양으로 내 앞에 존재하는가? 볼수록 답답한 느낌이 든다.
"자네는 나를 잘 보관해 두시게."
"왜?"
"썩어야 할 물건이 썩지 못한다는게 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운 일인지를, 나를 보면서 느껴보게나.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일세."
".........?"
"식물이든 동물이든 그 몸이 썩어서 제 본질(本質)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야 말로 최후의 은총이라네. 썩기 위해서는 몸이 열려있어야 해. 나처럼 빈틈없이 밀폐되어 있으면 썩을 수가 없다네."
"코팅이란 정말 끔찍한 인간의 발명품이군!"
"맞았어. 누에가 고치를 짓기는 하지만 이렇게 숨통을 틀어막지는 않는다네. 조심하시게. 코팅을 쓰는 자 코팅으로 망하는 법!"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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