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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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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6. 짐승들과 어울려 사는 집
바람 쐴겸 마을길을 한바퀴 돌다보니 최태준씨네 집에서 무언가 일을 하고 있었다. 마당으로 들어서니 일을 하던 윗담 김재용씨와 최태준 내외가 마침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목사님"
아주머니가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 주신다. 그러시더니 얼른 커피 한 잔을 더 타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셨다.
뒷뜰에 있는 수도를 마당 앞으로 끌어오는 공사를 한 것이었다. 조금만 가물어도 물이 달려 뒷마당을 포크레인으로 깊게 파 우물을 새로 만든 터였다. 우물이래야 포크레인으로 판 구덩이를 돌멩이로 메운 뒤 돌맹이 아래로 고인 물을 모터로 퍼 올리는 방식이었다.
그래도 이젠 수도가 집 앞으로 나와 쓰기가 한결 편해졌다며, 금방 커피를 타 온 아주머니가 매우 만족해 하였다. 같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먼저 차를 마신 최태준씨가 마당 한 켠에 있는 외양간으로 갔다. 외양간 안에는 간밤에 태어난 송아지가 어미젖을 빨고 있었다.
"어미소가 난리를 쳐요. 새끼를 낳더니 누가 곁에 가까이 다가 가기만 해도 을마나 나대는지..."
정말 어미소는 연신 새끼소를 혀바닥으로 핥아주며 에미로써 막 태어난 새끼를 향한 극진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고 있는데 지붕위에서 달그락 달그락 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뜻밖의 소리에 놀라 물었더니
"고양이에요. 얼마전에 고양이가 새끼를 나서 고양이가 전부 몇마린지도 몰라요." 아주머니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을 하신다. 지붕위를 쳐다보니 정말 여러마리의 고양이들이 지붕위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고양이 대문에 시끄럽지 않으세요?"
지붕 위에서 떼를 지어 사는 고양이가 신경 쓰이지 않나 싶어 여쭸더니 막 외양간에서 돌아온 최태준씨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아래층에 살고, 고양이는 윗층에 살고 그래요. 저희집은요." 짐승들과 어울려 함께 사는, 집은 그런 것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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